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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문화] 공부 잘하려고·예뻐지려고'…약에 의존하는 아이들

    사회 | 04-21 19:46

    청소년 5.2% 비의료 목적 약물 사용 경험

    - 집중력 향상·성적 기대 왜곡 인식 확산

    - 전문의 처방 치료와 불법 오남용 구분 필요

      

     

     청소년들 사이에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가 소위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오·남용 수준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의 진단과 처방에 따라 ADHD 치료제를 복용할 경우 부작용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치료제 자체를 무조건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청소년 유해약물 사용 실태 및 정책방안 연구’에 따르면 전국 중·고등학생 338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2%가 ADHD 치료제와 식욕억제제, 수면제 등 7종의 마약류 약물을 한 번 이상 ‘비의료 목적’으로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평생 한 번이라도 흡연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 비율(4.2%)보다 높은 수치다.

     

    비의료 목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된 약물은 ADHD 치료제였다. 최근 6개월 내 사용 경험이 있는 청소년 가운데 24.4%가 ADHD 약을 가장 많이 사용했다고 응답했다. 이어 식욕억제제(20.0%), 수면제(13.3%) 순이었다.

     

    ADHD 치료제의 오남용 빈도도 높았다. 최근 6개월간 ADHD 약을 복용한 청소년에게 월평균 복용 횟수를 묻자 23.1%가 ‘20회 이상’이라고 답했다. ‘6∼19회’라는 응답도 7.6%에 달했다.

     

    청소년들이 약물을 찾는 이유는 단순 호기심을 넘어섰다. 비의료용 사용 이유로는 ‘우울감·불안 등 심리적 고통을 줄이기 위해’가 31.1%로 가장 많았고 △집중력 향상이나 공부·업무 능률을 높이기 위해(24.4%) △외모 개선이나 체중 조절을 위해(20.0%)로 뒤를 이었다. 학업 성과와 외모 관리 수단으로 약물을 이용하는 왜곡된 인식이 퍼지고 있다는 의미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통계도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ADHD 치료제 주요 성분인 메틸페니데이트의 처방 환자 수는 2020년 14만 259명에서 2024년 33만 6810명으로 4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2020년부터 2024년 5월까지 10대 이하 대상 처방량은 1억5085만 정으로 전체의 55.8%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ADHD 치료제가 정상 청소년의 학업 능력을 높인다는 근거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식욕부진, 불면, 심박수 증가, 신경과민 등 부작용 위험이 크며 장기 복용 시 의존성 문제도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는 “ADHD 치료제를 복용한다고 학업 능력이 올라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손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단순히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ADHD 치료제 기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소아정신과 전문의들은 ADHD 진단과 치료가 전문 평가 체계에 따라 이뤄지고 있는 만큼, 전문의 상담과 진료에 따라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사들이 진단을 대충 하고 쉽게 처방한다는 잘못된 인식이 생길 수 있다”며 “ADHD 치료제를 불법적으로 취득해 복용하는 것이 문제다. 정당한 진료를 통해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까지 문제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 류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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