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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산업 | 10-30 16:04

한화오션이 개발한 표준 FPSO 조감도. 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이 해양플랜트 경쟁력 확보에 고삐를 죈다. 공사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이 가능한 자체 개발 표준 설계를 앞세워 신흥 시장으로 부상 중인 아프리카와 남미를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해양플랜트는 한때 위기의 조선업계를 구한 ‘구세주’로 불리다 한순간에 ‘애물단지’가 되기도 했던 애증의 관계지만, 최근 중동 전쟁 확산세에 다시 수요가 살아나고 있는 만큼 이번엔 진정한 구세주가 될지 주목된다.
한화오션은 미국 선급 ABS와 프랑스 선급 BV로부터 ‘표준 FPSO Pre-FEED 설계’에 대한 개념 승인(AIP, Approval In Principle)을 획득했다고 30일 밝혔다.
AIP는 기술 타당성을 검증받는 절차다. 국제적인 기준을 충족했다는 의미로 기술 상용화의 첫 단추가 된다.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 Floating Production Storage and Offloading)는 해양플랜트나 드릴십에서 채취한 원유를 정제해 저장한 뒤 운반선이나 또 다른 이송 장소에 하역할 수 있는 설비다. 업계에선 ‘바다 위 공장’으로 칭한다.
한화오션이 개발한 표준 FPSO 설계는 길이 340m, 폭 62m 크기다. 하루 19만 배럴에 달하는 원유를 생산해 최대 238만 배럴까지 저장할 수 있다.
또 최대 5만 5000t 중량, 1만 7600㎡ 규모 원유‧가스 생산 설비 상부 구조물(Topside)을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여기에 최대 20년간 ‘리도킹(Re-docking)’ 없이 가동 가능한 선체(Hull) 채택해 운용 효율을 극대화했다. 리도킹은 바다에 떠 있는 선박을 다시 조선소 독에 올려 정비하는 작업이다.
한화오션은 최근 해양플랜트 신흥 시장으로 주목받는 서아프리카 심해 전반에 투입할 수 있는 표준 FPSO 개발을 목표로 지난 2월 기본계획 설계에 착수, 8월 완료했다.
이를 통해 원유 생산‧처리 설비가 집약된 상부 구조물 설계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선체 설계 경쟁력도 한층 끌어올렸다.
이번 승인으로 고객에게 공사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표준화된 설계를 제시할 수 있게도 수주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서아프리카는 해양플랜트 수요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 중에도 상대적으로 해양 환경 조건이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성과를 토대로 남미 등 다른 지역에도 투입 가능한 표준 FPSO의 개발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향후 아프리카와 남미를 중심으로 해양 플랜트 수요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끊임없는 기술 혁신과 제품 개발로 글로벌 해양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오션 해양사업부 유동완 부사장(왼쪽에서 네 번째), ABS 매튜 트램브래이(Matthew Tremblay) 부사장(왼쪽에서 다섯 번째) 등 양사 관계자가 개념 승인 수여식을 마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화오션 제공
한편, 해양플랜트는 깊은 바다에 매장된 원유나 가스를 해상에서 탐사·시추·발굴·생산 하는 설비다. FPSO(부유식 원유생산 저장·하역·설비),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 드릴십(Drill ship) 등을 가리킨다. 고도화된 기술과 첨단 설비가 필요해 조선기술의 총아로 불린다. 1기당 우리 돈 1조 원을 호가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선박 중 가장 비싼 LNG 운반선 4~5척과 맞먹는 가격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박 발주가 급감하자 해양플랜트로 눈을 돌린 조선업계는 2013년 이후 전 세계 해양플랜트 발주의 70%를 쓸어 담으며 승승장구했다. 덕분에 이맘때 업계는 해양플랜트를 ‘구세주’라 불렀다.
그런데 유가 폭락으로 심해 유전 개발 경제성이 떨어지면서 한순간에 애물단지가 돼 버렸다. 발주는커녕, 이미 건조 중이거나 건조가 완료된 설비조차 선주사가 인수를 거부했다. 특히 해양플랜트는 표준화된 선박과 달리 프로젝트마다 맞춤형 설계를 해야 한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경험이 부족했던 터라 공정을 진행할수록 설계 비용과 건조 단가 간 오차가 컸다.
결국 프로젝트마다 천문학적 손실이 발생했고, 최악의 경영 위기와 조선 산업 위기를 초래한 ‘부실 원흉’이 됐다. 하지만 최근 중동 전쟁 확산에 유가가 급등하고 설계‧건조 기술도 표준화하면서 이번에는 다를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조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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