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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22일(현지시간) 파리 3구 한 사무실에서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등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한 뒤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정국 뇌관으로 부상한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의 중심에 선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고 민주당에서 탈당하겠다”면서도 돈 봉투는 “전혀 몰랐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송 전 대표는 지난 22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3구의 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위원장도, 당원도 아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당하게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태는 2년 전 민주당 전당대회 송영길 캠프에서 발생한 일이다. 전적으로 제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월요일(24일) 오후 3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상황을 파악하고 바로 당당하게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책임론이 커지자 조기 귀국으로 정면 돌파 시도에 나선 것이다. 송 전 대표는 탈당 배경으로 “당에 누를 끼친 책임을 지겠다. 검찰은 저와 함께했던 사람들을 괴롭히지 말고 바로 저를 소환해 줄 것을 부탁한다. 검찰 조사에 적극 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돈 봉투와 선거운동 관계자들에 대해선 “전혀 몰랐다”며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 갔다. 그는 돈 봉투 인지 여부와 관련, “여기서 논박을 벌이면 논란이 되기 때문에 돌아가서 하나하나 설명하겠다”고 답했다.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서는 전혀 몰랐다는 예전의 발언을 유지하느냐"라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윤관석, 이성만 의원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기억이 전혀 없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주장했다. 돈 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전직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강래구 씨에 대해서 송 전 대표는 “강 감사는 지난 총선 때 출마를 포기하고 수자원 공사 감사가 됐기 때문에 저의 전당대회 때에는 캠프에 참석할 수 있는 신분과 위치가 아니었다는 점만 말하겠다”고 답했다.

또 “제가 당대표 시절 이정근 씨를 당의 제3사무부총장으로 임명했다는 이유로 저를 연결하는 언론 기사가 수없이 생산됐다. 10월경에는 3만여 개의 녹취 파일이 검찰에 전달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때 관련자 조사가 시작됐다”며 “저에게 문제가 있었다면 당연히 검찰이 나를 소환하든지 조사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했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내에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반기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송 전 대표가 버티기에 들어갈 경우 당의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지난 17일 송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요청한 데 이어 20일에는 의원총회를 열어 그가 즉시 돌아와 ‘결자해지’해야 한다는 데 총의를 모은 바 있다. 실제로 민주당 내에선 “역시 큰 그릇 송영길”(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 송 전 대표를 치켜세우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핑계와 꼼수만 가득한 국민 분노 유발극”이라면서 ‘이심송심’을 거론하며 이 대표와의 고리로 파상공세를 펴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가)송 전 대표의 국회의원 지역구를 양도받아 차지하는 과정에서 어떤 거래나 흥정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여부에 많은 국민이 가지고 있는 의문을 즉각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도 “변명으로 일관하는 답변은 이재명 대표의 과거 모습과 데칼코마니”라고 비판했다. 정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