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프린트
• 스크랩
• 이전
• 다음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대통령에게 듣는다’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대해 “우리가 사우디아라비아보다 훨씬 우수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늦게 시작했지만 반전이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30 엑스포 유치에 나선 유력 경쟁국인데, 오일달러(원유수출대금)를 앞세워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지세 확보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취임 100일 맞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가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2030 엑스포 유치전략’에 대한 〈부산일보〉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은 “(엑스포 개최국 선정)투표권을 가진 회원국들이 굉장히 많다”며 “한 국가, 한 국가를 일대일로 설득해 지지를 끌어내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늦게 시작했고, 또 유치 과정에서 아마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비용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훨씬 유리한 입장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열세를 인정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엑스포라는 것은 모든 회원 국가가 자국의 상품을 전 세계에 가장 효과적으로 광고하고 보여 주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을 해 낼 수 있는 역량과 인프라에 있어서는 우리가 사우디보다 훨씬 우수하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엑스포 관계자들도 한국이 늦게 시작했지만 아직 시간이 1년 이상 남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뛰면 반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저희에게 조언한다”며 “저희도 차곡차곡 지지 국가를 하나씩 이끌어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우리는 2030 엑스포 같은 등록 엑스포는 아니지만 과거에 엑스포(여수엑스포 등)와 올림픽도 개최했고, 국제행사를 치러본 경험이 탁월하게 많다”고 사우디와 차별화되는 강점을 내세웠다.

윤 대통령은 “제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가서 양자회담을 하면서 지지를 호소할 때 ‘귀국의 상품을 전 세계에 보여 주는 데 있어서 대한민국만큼 확실하게 광고를 해 줄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춘 경쟁국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그런 차원에서 열심히 하면 (유치가)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다음 달 중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 참석할 예정인데, 6월 나토정상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각국 정상들과 릴레이식 양자 회담을 가지면서 득표전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총 54분간 진행돼 예정 시간보다 14분 길어졌다. 윤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 앞서 20여 분간 모두발언을 했는데 △소득주도성장 폐기 △탈원전 폐기 △규제 혁신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 △취임 초 한·미정상회담 △폴란드 방산 수출 등을 국정 성과로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국민 여러분의 응원도 있고, 따끔한 질책도 있었다”며 “저부터 앞으로 더욱 분골쇄신하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한편 김진표 국회의장은 17일 오후 국회 의장실에서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빈자심 알 사니 카타르 부총리 겸 외교장관을 접견해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했다.

이에 모하메드 부총리는 "카타르는 국제 무대에서 한국과 상호 지지하는 입장을 견지한다"며 "강력한 경쟁 상대가 없어 한국에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고 답했다고 의장실은 전했다.  정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