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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문화] “제발 분리배출 좀”… 배달음식 급증에 공공기관 청소노동자 한숨

    사회 | 08-18 13:28

    코로나19 확산으로 초유의 거리두기 4단계를 시행 중인 부산지역 공공기관 청소노동자가 배달음식 뒤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공기관은 민간기업에 비해 감염 예방에 민감해 배달음식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식사 후 음식물을 포함한 쓰레기를 청사 곳곳에 ‘무단투기’하는 일이 빈번하다. 이 쓰레기를 풀어헤쳐 분리하고 배출해야 하는 청소노동자 상당수가 계약직 또는 하청업체 소속이어서 제대로 항변도 못하는 실정이다.17일 부산의 한 공공기관 청사 정문. 점심시간을 앞두고 쉴 새 없이 배달 오토바이가 드나들었다. 치안 관련 청사인 이곳에는 일과시간 이후, 주말까지 근무하는 공직자가 많아 매일 이 같은 장면이 연출된다. 점심시간이 끝난 뒤 청사 내부를 둘러봤다. 사무실이나 복도가 아닌 층별 화장실 등지에 꽁꽁 싸매진 비닐 봉투가 버려져 있었다. 이 가운데 하나를 풀자 배달용 플라스틱 도시락에 담긴 돈까스, 떡볶이 등이 눈에 띄었다. 모두 먹고 남긴 음식이다.

    이런 사정은 주말에도 마찬가지다. 일요일인 지난 16일 부산의 또 다른 공공기관 청사 2층 화장실 입구에도 당직 직원들이 버린 배달음식 쓰레기가 쌓였다. 그나마 음식물은 비닐봉투 한 곳에 모았지만, 나머지 봉투에 든 플라스틱 도시락마다 소스와 김칫국물 등 잔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

    이곳 청소노동자인 A 씨는 “코로나19 초창기 점심 배달이 급증하면서, 먹고 남은 음식을 변기에 부어 역류하는 경우가 속출했다”며 “어렵게 직원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해 변기에는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지 않게 됐다. 하지만 처리할 방법이 없어지자 이렇게 그대로 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음식물을 따로 봉투에 모아서 버려주면 그나마 처리가 수월한데, 이런 경우도 흔치 않다”고 털어놨다.

    부산시 산하 한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B 씨는 “직원들이 먹다 남은 용기를 그대로 내놓으면서 봉투를 찢고 분리수거하는 일만 해도 한세월이 걸릴 정도다. 용기 안에 음식물, 포장지, 캔 모두 빼내 다시 분리한다. 분리수거 상태가 미흡하면 재활용품 선별장에서 받아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서에서 청소일을 하는 C 씨는 “직원들 사이에서 수박이라도 돌리는 날은 끔찍하다. 신문지나 비닐봉투에 쌓인 수박 껍데기가 각층마다 버려진다”며 “순식간에 날벌레가 꼬이고 심한 악취가 난다. 습기를 머금은 수박 껍데기에 달라붙은 신문지는 제대로 떨어지지도 않아 처리 작업이 고역”이라고 하소연했다.

    통계청 ‘온라인쇼핑 동향’을 보면 올해 2분기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46조8885억 원으로 작년 같은 분기보다 25.1%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음식 서비스가 1년 전보다 58.7%(2조2523억 원)나 급증했다. 배달 음식 수요가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특히 부산에선 거리두기 4단계에 진입한 후 공직자 ‘몸사리기’가 심해져 공공기관 점심 배달이 크게 늘었다. 뒤처리 부담은 고스란히 청소노동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노동자들은 최소한의 분리배출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배달음식을 먹어야 한다면, 뒤처리 만큼은 공직자 품격에 맞게 해달라는 호소다. 민주노총부산본부 황석주 비정규직위원장은 “최근 페트병 라벨 분리 등 재활용품 배출 규정이 까다로워지면서 청소 업무 부담이 커졌다. 그런데 배달음식 뒤처리 문제로 모든 대부분 조합원이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기관별로 기관장 등 상급자부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배달음식 이용 시 음식물과 플라스틱 도시락 등을 처리하는 기준을 세워야 청사내 ‘내부 투기’ 문제를 근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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