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밖에서라도 얼굴 한번 보자"…제자 찾아 나선 교사들
면담 신청한 학생 집 근처에서 만남…택배·'드라이브 스루'로 교과서 전달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한 달 이상 연기된 개학에 아직 얼굴도 확인 못 한 교사와 제자들의 만남도 간절해졌다.
교사들은 학생들을 찾아가 면담하고 교과서를 전달하는 등 개별 접촉으로 안면 트기에 나섰다.
18일 광주와 전남교육청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을 위해 학교 밖에서도 학생들을 한데 모을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해 학생들과 개별 면담을 시도하는 교사들이 차츰 늘어가고 있다.
광주 정광중 박삼원 교사도 새로 맡게 된 학생들을 지난 12일부터 찾아가기 시작했다.
서류상으로는 중학생이 됐지만, 등교 한 번 못한 '초딩 7학년' 학생들을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가정 방문 비슷한 것'으로 만나는 것이다.
장소는 학생 집 주변 주차장, 빵집, 분식집, 커피숍 등이다.
면담 시간은 5분으로 정하고 학생이 원치 않으면 하지 않는다.
현재까지 학급 25명 학생 중 7명이 신청해 4명과 면담을 마쳤다.
박 교사는 최근 한 학생을 만나고 와서는 "나는 조용히 있고 학생이 이야기를 많이 하도록 했는데 둘 다 말을 하지 않고 빵 하나 먹고 헤어졌다"며 웃었다.
첫 만남인 만큼 데면데면할 수밖에 없지만, 교사와 학생에게는 1년을 부대낄 스승과 제자와 처음으로 대면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박 교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면담 신청 양식을 올렸다.
면담 희망 여부와 날짜, 장소, 시간을 학생에게 선택하도록 했다.
'꾸지람 스타일', '공부 강조', '칭찬만', '함께 걷기', '짧게(피시방 가야 하니까)' 등 장난스러운 문구를 섞어 면담 방식을 고르게 했다.
학생들에게 교과서라도 전달하고 싶은 교사들의 마음도 간절하다.
전남 순천 상사초등학교 교사들은 최근 통학버스를 이용하는 아이들이 사는 마을 곳곳을 방문해 보자기에 싼 교과서를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김영중 교장은 "할머니께서 책을 받으러 나오시기도 하고, 학생이 엄마나 아빠·할아버지와 함께 나오기도 하고, 길가에서 오들오들 떨면서 학생 혼자 교과서를 받아 가기도 했다"며 "책보자기를 받아들고 집으로 가는 학생 뒷모습을 보니 순간 울컥한 마음도 들었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교과서 수령을 원하는 학생에게 직접 찾아가 책을 전하고는 "내가 네 담임이다"고 말해 놀라게 하기도 한다.
학교 건물 현관 앞에서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교과서를 전달하는 학교도 있다.
마음이 급한 고3 교사들은 학교 안팎에서 오전, 오후 인원을 정해 진학 상담을 하기도 한다.
우재학 광주시교육청 중등교육과장은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위생 수칙, 사회적 거리 두기만큼 중요한 수칙이 없으니 교육청 차원에서 별도의 면담 지침을 내리기도 굉장히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학생들과 진정성 있는 만남을 시도하는 교사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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