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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데…" 매출 감소와 편견에 우는 클린존
찾는 사람 조금씩 늘지만, 여전한 사회적 낙인
부산시 확진자 다녀간 점포 82% 클린존 운영 "인식 변화 기대"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1년 전 사상구에서 찜닭 가게 문을 연 청년 창업가 최모(36) 씨.
가게는 공항으로 가는 경전철, 버스 터미널과 인접해 위치 조건은 나쁘지 않았다. 테이블이 10석가량인 가게는 평일 점심이나 주말이면 대부분 가득 찼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1월 말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손님이 절반 이상 줄었다고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달 말 보건소에서 한 통의 전화에 가게 운영은 직격탄을 맞았다.
"확진자가 다녀갔습니다."
최 씨는 눈앞이 캄캄했다고 한다.
아르바이트생 2명이 자가격리에 들어갔고 가게는 며칠 문을 닫았다.
보건소에서 방역을 끝내고 영업해도 좋다는 통보를 받은 뒤 다시 문을 열었지만 찾는 사람은 없었다. 확진자가 다녀간 지 일주일이 넘은 시점이었다.
최 씨는 "확진자 방문 시설 100ｍ 안으로 접근하면 알람이 오도록 설정해 두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며 낙담했다.
덩달아 손님이 급감한 주변 가게들의 따가운 시선도 한몸에 받았다.
최 씨는 "확진자도 우리 가게도 피해자인데 마치 죄인이 된 것 같았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조심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확진자가 다녀간 지 3주가 지났는데도 왜 문을 여느냐고 항의하는 손님도 있었다"고 말했다.
월세를 내기도 힘들어 가족 같던 아르바이트생 2명을 내보내야 했다. 대신 어머니와 아버지가 가게 일을 도와주고 있다.
부산시와 사상구는 이 가게를 클린존으로 지정했다.
김대근 사상구청장은 공무원들과 이 가게를 두 번이나 찾아 식사하며 코로나19 청정지역 알리기에 나섰다.
현재 조금씩 손님이 다시 찾고 있지만, 매출은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25% 수준에 불과하다고 한다.
최 씨는 "클린존으로 지정되면 확진자가 다녀간 사실을 모르던 손님까지 알게 될까 봐 걱정했다"며 "소비자에게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깨끗하다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고 생각에 클린존 지정을 받은 만큼 손님들이 많이 찾아와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 클린존 1호점으로 알려진 동래밀면 본점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 가게는 지난해 방탄소년단과 유명 연예인이 다녀간 이후 가게는 문전성시를 이루던 곳이었다.
하지만 확진자 동선에 포함된 사실이 공개된 뒤 코로나19 이전보다 70% 이상 손님이 줄었다고 한다.
확진자가 다녀간 뒤 일주일 동안 문을 닫고 방역을 마쳤다.
오거돈 부산시장을 비롯해 지역 공무원들이 가게를 찾아 안전하다는 점을 홍보해준 뒤 조금씩 손님이 다시 늘어나고 있지만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였다.
부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321개 점포 중 업주가 동의한 264곳(82%)이 클린존 인증을 했다.
handbrothe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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