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팬데믹 불안 부추기는 '인포데믹'…신뢰가 백신이자 치료제다
(서울=연합뉴스) 성남 은혜의강 교회는 정부의 종교 집회 자제 요청이 있었던 지난 1일과 8일에도 예배를 강행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명분으로 분무기를 이용해 예배 참석자들의 입에 소금물을 뿌렸다고 한다. 그런데 교회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17일 현재 신도 5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개척교회의 전체 신도가 140여명이고 예배에 참석한 신도는 100여명이라고 하니 엄청난 확진율이 아닐 수 없다. 이희영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은 예배 참석자 중 한 명인 확진자에게 사용한 분무기를 소독하지 않고 계속 써서 사실상 직접 접촉이 반복됐다며 이번 일을 "잘못된 정보로 인한 인포데믹(infodemic·정보감염증) 현상"으로 규정했다. '인포데믹'은 전염병과 관련된 가짜 뉴스나 악성 루머가 빠르게 확산하는 상황을 일컫는 신조어이다. 은혜의강 교회 집단 감염은 대중의 불안ㆍ공포에 잘못된 정보가 결합할 경우 얼마나 비극적 상황이 초래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19의 무서운 확산 양상에 더해 여기서 파생하는 정치ㆍ경제ㆍ사회적 영향에 대한 공포와 불안이 전 세계를 휘감고 있으니 관련 정보가 넘쳐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세계가 하나로 연결된 온라인 세상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문제는 여기에 괴담, 가짜 뉴스, 비과학적 의학 지식, 혐오와 배타를 부추기는 허위 정보, 다분히 정파적인 주장까지 온갖 불순물이 뒤섞여 있다는 데 있다. '인포데믹'의 해악은 전염병 그 자체 못지않게 심각하다. 은혜의강 교회의 사례에서 보듯 당장 일반 국민은 단순한 심리적 불안을 넘어 직접적인 피해를 볼 수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는 가짜 뉴스로 사회적 혼란이 가중되면 불필요한 대책이 남발될 소지가 크다. 방역과 치료에 집중해야 할 행정력이 엉뚱한 곳에 투입될 경우 전염병에 대한 효율적인 대응이 어렵게 된다. 인력과 자원의 낭비로 정작 필요한 부분에 대한 대응이 소홀해지고 결국 방역에 허점이 노출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또 이번 사태가 어떻게 결말이 나든 전 세계에 몰아닥칠 후폭풍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보다 더 파괴적일 것임을 보여주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잘못된 정보는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임이 틀림없다. 각국이 힘을 합쳐 함께 고민하고 대처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달 '인포데믹' 현상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인포데믹'은 공포와 불확실성을 숙주로 기생하며, 불신을 먹고 자란다. 공동체의 신뢰 지수가 높아지면 잘못된 정보는 발붙이기 어렵다. 신뢰가 백신이자 치료제인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최근 "정부는 가짜뉴스를 막으며 감염병 관련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방역 당국의 노력 덕분에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한국에서 민주주의와 투명성의 효용성이 입증됐다는 외국의 평가도 나왔다. 그런데도 여전히 가짜 뉴스와 괴담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의 신뢰 자산이 충분히 쌓여 있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민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정부는 앞으로도 관련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한편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신뢰성 높은 정보를 확산하는 방안을 검토해주기를 바란다. 표현의 자유를 명백히 넘어서는 악성 루머나 가짜 뉴스에 대해서는 강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정치권은 총선을 앞두고 근거 없이 불안 심리를 자극하거나 섣부른 낙관론을 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국민 개개인도 지금처럼 높은 시민의식을 발휘해 잘못된 정보에 휘둘리는 일이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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