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사투 한달] ② 대구 의료진 "모든 환자 퇴원할 때까지…"
지역거점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의료진 "환자 돌보며 희망을 봤다"
"두려움 사라지고 환자 경과 파악"…의료인력 해소·방호복 부족은 여전
"폭증세 그친 뒤에도 방역당국 지원 유지해야"…"시민 응원이 큰 힘"
(대구=연합뉴스) 홍창진 기자 = "3주간 코로나19 치료에 전념하면서 확진자가 줄고 퇴원자가 늘어 보람을 느낍니다."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 한 달.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은 높은 업무강도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코로나 종식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보인다.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만난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은 지난달 24일부터 3주 이상 하루도 쉬지 않고 환자를 돌보며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현재 대구동산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는 380명가량이다. 중환자실(ICU) 입원 10명, 산소치료 30명 등 중증 환자가 40명 정도 된다.
치료 후 진단 검사를 앞둔 입원 환자는 100여명, 치료 중인 환자가 240여명이다.
거점병원 지정 초기에는 하루 80~90명이 물밀 듯 입원했지만, 최근 10명 안팎으로 안정화됐다.
이들을 볼보는 의료진은 의사 50여명, 간호사 200여명이다.
이 병원 심장내과 전문의 최상웅 교수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오전 8시 이전에 출근해 환자를 파악해 처방하고 유전자 증폭(PCR) 검사 등을 하다 보면 오후 7시까지 하루가 금방 간다"고 말했다.
그는 "퇴근 후 잠만 자고 다시 출근하면서 3주간 쉬는 날 없이 없었다"며 "다들 힘겨워하지만 책임감으로 버틴다"고 했다.
이어 "얼떨결에 치료를 시작했으나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환자 경과를 어느 정도 파악했다"라며 "확진자가 줄고 완치자가 늘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치료가 환자 연령, 기저질환 유무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65세 이상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가 폐렴을 동반할 경우 주의 깊게 관찰한다고 했다.
최 교수는 방역 당국이 환자 중증도를 분류해 경증 환자를 생활치료센터에 입소시키고 중증 환자 위주로 입원시킨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
초기 환자 폭증으로 혼란스러운 병원 상황이 정리되고 치료에 전념하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그는 양쪽 폐에 폐렴 증상을 보여 중환자실로 옮긴 60대 환자를 떠올리며 "가족에게 마음의 준비를 당부하기도 했으나 치료 끝에 회복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심장내과 전문의로 평소 환자 10~15명을 담당하는 그가 지금 치료하는 환자는 50명 정도다.
4배 이상 업무가 늘어 피로한 것은 개의치 않지만, 환자 상태가 나빠지면 힘이 빠진다고 한다.
최 교수는 "환자와 얼굴을 맞대고 문진하는 게 원칙인데 코로나19 환자는 제한이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심각했던 의료인력 부족은 대구시의사회, 군의관, 공중보건의 등 지원으로 어느 정도 해소됐다.
환자 치료에 필수적인 방호복 부족은 여전히 의료진을 괴롭힌다.
병원 측이 레벨 D 방호복 1주일분을 확보했으나 머리 보호용 후드, 전동식 호흡장치(PAPR)가 모자란다.
특히 장시간 환자를 돌보는데 필요한 전동식 호흡장치는 원래 일회용이지만 재고 부족으로 소독해서 재사용하는 형편이다.
의료진 수가 늘어나다 보니 의료용 마스크는 항상 모자란다.
간호사 인력은 외부 지원으로 많이 확충됐다.
조화숙 간호 담당 팀장은 "거점병원 운영 초기에 인력 부족이 심각했으나 지금은 대한간호협회, 보건복지부 등을 통래 원하는 만큼 충원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간호사 1명이 혈압·산소포화도 점검, 투약, 입·퇴원 관리 등으로 20명 정도를 돌본다"며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를 상대하고 배식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간호사들은 2~3시간씩 방호복을 입고 환자를 돌보느라 교대 시간이면 온몸이 땀투성이가 된다.
병원 측은 업무 위험도 등을 고려해 간호조무사 없이 간호사만을 배치했다고 한다.
조 팀장은 "코로나19 환자는 외관상 크게 아픈 데가 없어 보이지만 입원 3~4일 후 중증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많은 환자가 발열과 함께 숨쉬기 힘들어한다"고 증상을 설명했다.
대구지역 확진자가 6천명이 넘고, 사망자가 50명에 달한 상황에서 의료진 사투는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병동에서는 중증 환자가 늘고, 고령 환자 상태가 악화하는 사례가 많다.
방역 당국이 모든 환자가 퇴원하는 날까지 인력 충원 등 지원을 유지해주기를 의료진은 바라고 있다.
최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아무도 앞날을 장담할 수 없다"며 "환자 폭증세가 그친 뒤에도 환자 관리가 잘되도록 당국이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팀장도 "지금은 기부와 후원이 많고 인력 충원도 잘 된다"며 "환자들이 모두 퇴원하는 날까지 지원이 계속 유지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연일 시민이 보내는 후원 물품과 응원 편지는 의료진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이렇게 많이 응원해주실 줄 몰랐다. 과일, 커피, 학생들 편지 등 볼 때 힘이 난다. 치료는 우리에게 맡기고 일상생활 전념해서 위기를 극복하시기를 소망한다"고 의료진은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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