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총영사관 "'코로나19 음성' 확인증으로 입국허용 요청"
(하노이·용인=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류수현 기자 = 베트남에서 가족이 사망했는데도 '한국민 입국 제한' 탓에 현지에 가지 못한 유족이 애를 태우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 국제공항 체크인 카운트
[연합뉴스 자료사진]
주호찌민총영사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음성 확인증 등을 제출할 경우 유족의 입국을 허용해 줄 것을 베트남 측에 요청할 계획이나, 제안이 받아들여질지는 확실치 않다.
경기 용인시에 거주하는 A(40)씨는 베트남에서 홀로 지내며 사업을 준비하던 형 B(42)씨가 8일 현지에서 숨졌다는 소식을 접했다.
A씨는 전날 아침부터 연락이 닿지 않는 형의 안부가 걱정돼 그와 같은 건물에 사는 한국인 지인에게 형이 잘 있는지 살펴봐달라고 부탁했다. 이날은 마침 형의 생일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인이 B씨의 집을 방문했을 때 그는 이미 숨진 뒤였다.
주호찌민총영사관 측은 "이날 정오께 호찌민 공안(경찰)으로부터 B씨가 숨졌다는 사실을 통보받았으나 사인 등 조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접근은 허용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B씨는 지난 6일 밖에서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간 이후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유족은 정확한 사실을 파악하기 위해 당장이라도 베트남으로 출국하기를 원하고 있으나, 한국발 입국자 경우 베트남에서 14일간 시설에 격리되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발만 구르고 있다.
코로나19
[연합뉴스 자료사진]
베트남은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지난달 26일 대구·경북 지역 거주자와 최근 14일 안에 이곳을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 데 이어 이달부터 한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사람을 14일간 시설에 격리 중이다.
A씨는 연합뉴스와 통화해서 "평소 건강하던 형이 어떤 이유로 숨진 건지 현지에 가서 정확히 알아보고 싶지만, 입국 제한 조치 탓에 아무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며 "베트남 측에서 시신을 부검해 사인이 파악되면 시신을 한국으로 보내겠다고 하는데 현지 경찰과 의료인을 어떻게 믿고 부검을 맡기냐"고 토로했다.
주호찌민총영사관 관계자는 "베트남 측에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코로나19 음성 확인증과 최근 대구·경북 지역을 방문하지 않았다는 확인서를 유족이 제출하면 예외로 입국을 인정해 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나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유족이 베트남에 들어올 수 없으면 현지에 있는 지인이 유족을 대리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20/03/08 18:0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