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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 [결산2019] '세밑 친서'가 '도발경고장'으로…싸늘해진 한반도의 봄

    북한 | 12-18 11:11




    김정은 위원장이 선물한 '남북정상 자수 초상'
    김정은 위원장이 선물한 '남북정상 자수 초상'[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 2019년 새해를 앞두고 있던 한반도의 세밑은 비교적 훈훈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연말 친서까지 보내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지속해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며 새해 남북관계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찾아온 '한반도의 봄'은 3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을 거치면서 한껏 무르익었고, 남북 정상이 맺은 약속은 곧 결실로 이어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들뜬 기대감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결정적인 분기점은 지난 2월 말 열린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었다. 북한의 '선(先) 대북제재 해제'와 미국의 '선 비핵화 조치' 입장이 맞선 끝에 회담은 빈손으로 끝이 났고 충격파가 남북관계 전반을 뒤흔들었다.

    북한은 3월 22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수 조치를 일방적으로 통보한 데 이어 군사합의 이행 조치들에 대해서도 '보이콧'으로 돌아섰다.

    5월부터는 신형 단거리 발사체를 잇달아 쏘며 무력시위 행보를 재개했고, 국제기구를 통한 한국의 대북 쌀 지원마저 거부했다.

    빈손으로 끝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빈손으로 끝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연합뉴스 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연말 들어 북한의 '남한 배제' 행보는 사회문화, 경제 분야 협력으로까지 확대된 모습이다.

    북한은 지난 10월 15일 우리 축구 국가대표팀의 평양원정 경기를 전례 없는 '무중계·무관중' 경기로 치렀고, 김 위원장은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인 금강산 관광사업을 '잘못된 일'로 규정하며 남측시설을 "싹 들어내라"고 지시했다.

    반전의 계기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전 세계는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미 정상 회동을 숨죽이며 지켜봤다.

    하지만 이 회동에서도 북미는 비핵화 시각차를 좁히지 못했고, 이는 북한이 통미봉남(通美封南) 기조를 더욱 강화하는 결과로 귀결됐다.

    김 위원장이 남한 배제 전략으로 돌아선 배경에는 하노이 회담을 중재한 남한에 대한 배신감이 직접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사흘간에 걸친 '열차 대장정'에도 불구하고 빈손으로 귀국한 데 대한 충격이 남한에 대한 분노로 터져 나왔다는 것이다.

    남북관계 개선을 둘러싼 양측의 시각차는 또 다른 원인일 수 있다.

    한국은 북미관계 개선을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토대로 남북관계 개선으로 나아가는 수순을 밟으려 했던 반면, 북한은 한국이 비핵화 협상과는 별개로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재개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나가기를 기대했다.

    깜깜이 중계에 무관중 평양 남북축구경기
    깜깜이 중계에 무관중 평양 남북축구경기[자료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 위원장이 지난 4월 시정연설에서 문 대통령을 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를 거론하며 "제가 할 소리는 당당히 하면서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고 요구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북미 관계 개선을 통해 남북관계 발전을 끌어내는 '선순환 전략'이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2018년에는 남북관계가 북미관계를 견인해 냈지만, 올해에는 북미관계가 남북관계를 이끌지 못한" 형국이라며 "남북관계를 북미 관계의 하위개념으로 보는 미국은 우리가 남북관계의 독자성을 가져가려고 하면 부정적인 인식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싸늘해진 '한반도의 봄'을 바라보는 정부의 속내도 복잡해 보인다.

    통일부는 17일 '북한정세 2019년 평가 및 2020년 전망' 자료를 통해 "북한이 남북관계 등에서 한국 정부의 독자적 역할이 없다고 판단하는 상황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최근 한 송년 특별대담에서 미국에 대해 "(북핵 협상에 진전이 없다면) 문 대통령도 정책을 바꿀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을 향해서도 "우리를 미국의 그림자처럼 간주한다"며 쓴소리를 했다.

    jsle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12/18 07:1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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