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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문화] '정태수 작년 12월 사망' 최종 결론…에콰도르 정부 확인(종합)

    사건/사고 | 07-04 16:21

    검찰, 장례식 동영상·150쪽 자필 유고 확보…해외 은닉재산 추적
    말레이→카자흐→키르기스→에콰도르 전전…"한근씨 조사 때마다 통곡"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박초롱 기자 =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다가 해외로 도피한 정태수(1923년생) 전 한보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 에콰도르에서 사망했다고 검찰이 최종 결론 내렸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예세민 부장검사)는 정 전 회장의 넷째 아들 한근(54)씨가 제출한 사망확인서 등 관련 서류가 진본이라는 사실을 에콰도르 정부로부터 확인받았다고 4일 밝혔다.

    검찰은 에콰도르 출입국관리소와 주민청 내부시스템에 정 전 회장의 사망 사실이 등록된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은 정 전 회장과 함께 에콰도르 과야킬에서 도피생활을 하다가 지난달 22일 강제송환된 한근씨로부터 부친 사망과 관련한 증거를 제출받고 진위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작업을 해왔다.


    검찰은 한근씨 노트북에서 정 전 회장의 사망 직전과 입관 사진, 장례식을 촬영한 사진과 1분 분량의 동영상을 확인했다. 정 전 회장의 셋째 아들 보근(56)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부친 사망 당시 동생이 국내에 있는 가족들에게 알리고 관련 사진을 보냈다"고 진술했다.

    한근씨는 지난해 12월1일(현지시간) 부친이 숨지자 이튿날 시신을 화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근씨는 현지 변호사로부터 모든 절차를 책임지겠다는 공증을 받고 사망신고 등 행정절차를 밟았다. 부자 모두 남의 인적사항을 빌려 도피 생활을 한 탓에 서류상 가족관계가 인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현지 지인들도 장례식에 참석했지만 가족은 한근씨 혼자였다. 장례비용은 900달러(105만원)가 들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장례식 사진 [서울중앙지검 제공]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장례식 사진 [서울중앙지검 제공]



    검찰은 150쪽 분량의 자필 유고도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 회장이) 외국으로 도피한 직후부터 2015년쯤까지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사업하던 시절 얘기가 주로 적혀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같은 정황과 객관적 기록을 종합해 정 전 회장이 숨진 것으로 결론 내리고 유골함을 유족에게 인도했다. 한근씨가 부친 사망의 증거로 검찰에 제출했지만 화장된 유해여서 유전자 감식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에콰도르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향하던 한근씨는 파나마에서 붙잡혀 송환됐다. 그는 "부친 유골함을 한국으로 보내 정식으로 모시는 방법을 찾는 과정에 파나마에서 검거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한근씨가 부친과 관련한 조사를 받을 때마다 거의 통곡을 한다"며 "만리타향에서 돌아가시게 한 데 대한 회한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전 회장은 고려인으로 추정되는 츠카이 콘스탄틴(TSKHAI KONSTANTIN)이라는 이름의 1929년생 키르기스스탄인으로 위장해 2010년 7월 에콰도르에 정착했다. 정 전 회장은 에콰도르 제2의 도시인 과야킬 인근에서 유전개발 사업을 하려던 것으로 보인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정태수 전 회장 사망확인서 [서울중앙지검 제공]
    정태수 전 회장 사망확인서 [서울중앙지검 제공]

    정 전 회장은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던 대학 교비 72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을 받다가 일본에서 지병을 치료한다며 출국금지 집행정지 결정을 받고 2007년 5월 해외로 도피했다. 일본 대신 말레이시아로 출국한 정 전 회장은 이듬해 1월 카자흐스탄, 2009년 4월 키르기스스탄을 거쳐 에콰도르로 갔다. 법원은 정 전 회장이 국내에 없는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해 2009년 5월 징역 3년6개월을 확정했다.

    한근씨는 2015년부터 에콰도르에서 아버지를 직접 모셨다고 진술했다. 그전에는 미국 등지에서 생활하며 부친을 돌본 것으로 검찰은 추정했다. 한근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동아시아가스 자금 3천270만 달러(당시 한화 322억원)를 스위스 비밀계좌에 빼돌린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1998년 6월 도주했다.

    정 전 회장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확정된 징역형은 집행이 불가능해졌다. 체납된 국세 2천225억2천700만원의 환수도 사실상 물건너갔다. 자녀들이 재산을 상속받았다면 그 한도 내에서 납세의무도 승계된다. 그러나 세무 공무원 출신인 정 전 회장이 재산을 물려줬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한근씨도 국세 293억8천800만원이 밀린 상태다. 현재 진행 중인 수사와 재판 결과에 따라 추징금이 붙을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한근씨가 에콰도르에서 회사를 차려 유전개발 사업을 벌인 정황을 파악하고 해외 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과 함께 은닉재산을 추적하고 있다.

    dad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7/04 15:3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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