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검찰 소환… 헌정 사상 최초(서울=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오는 11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전직 대법원장이 피의자로 검찰 조사를 받기는 헌정 사상 처음이다.
사진은 지난 2018년 6월 1일 경기도 성남시 자택 인근에서 재임 시절 일어난 법원행정처의 '재판거래' 파문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는 양 전 대법원장 모습. 2019.1.4 [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은 사흘 앞으로 다가온 양승태(71) 전 대법원장 소환조사가 이번 수사의 정점이라고 보고, 준비에 총력을 쏟고 있다.
검찰은 고영한·박병대 전 대법관 등 양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장을 재소환한 것은 물론 권순일 대법관 등 현직 대법관에 대한 서면조사를 진행하며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를 뒷받침할 각종 증거를 다지고 있다.
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양 전 대법원장에게 11일 오전 9시 30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라고 통보한 상태다. 전직 대법원장이 피의자로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검찰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정점'으로 여겨지는 양 전 대법원장 소환조사를 앞두고 지난 7일 고 전 대법관을 불러 조사했다. 박 전 대법관에 대해 재조사도 예정돼 있다.
또 권순일·이동원·노정희 대법관 등 현직 대법관 3명에 대한 서면조사도 최근 마무리했다. 검찰은 이들이 현직 대법관인 데다 참고인 신분인 점을 고려해 서면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서면조사를 받은 권 대법관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지연에 관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검찰이 지난달 서면조사를 진행한 이 대법관과 노 대법관은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따른 국회의원 등의 지위확인 소송과 관련을 맺고 있다.
'사법농단 수사' 현직 대법관도 조사 대상 (CG)[연합뉴스TV 제공]
그간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제기한 소송과 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 작성 과정에 직접 개입한 정황을 보여주는 진술과 문건을 확보하는 데 집중해왔다.
최근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의 주심인 김용덕 전 대법관을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양 전 대법원장이 김 전 대법관에게 "배상 판결이 확정되면 국제법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취지로 의견을 제시한 정황을 포착했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준 기존 대법원판결을 파기할 논리를 만들라는 김 전 대법관의 지시사항이 담긴 대법원 내부문건과 이를 뒷받침하는 전·현직 판사들의 진술 역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장(양승태)→주심 대법관(김용덕)→재판연구관으로 이어지는 재판개입의 구체적 경로가 드러난 셈이다.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가 방대하기에 검찰 조사는 최소 두 차례 이상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자정을 넘기는 심야 조사는 가급적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조사 첫날인 11일 포토라인에 서지만 그 이후 조사부터는 비공개로 진행된다.
양 전 대법원장은 박·고 전 대법관이 조사를 받았던 서울중앙지검 15층 조사실에서 조사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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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1/08 15:5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