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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불신의 벽' 못넘은 이란핵합의…원화결제계좌 중단될 수도

    | 05-09 09:13


    이란에 '최대압박' 전략…다른 제재도 되살릴 듯
    이란 '생명줄' 원유 수출 제한으로 경제 타격 노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이란은 거짓말 했다[이스라엘 총리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이란은 거짓말 했다[이스라엘 총리실]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미국이 8일(현지시간) 결국 이란에 대한 제재를 되살리기로 하면서 예고한 대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일방적으로 탈퇴했다.

    2015년 7월 미국을 포함한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과 이란이 역사적으로 맺은 다자간 합의를 자국 불만을 내세워 지키지 않기로 한 것이다.




    전임 정부에서 맺은 이 합의가 고사하던 이란을 심폐소생술로 살려냈다고 비판하면서 전면적인 수정을 요구했다. 이란은 이를 완강히 거부했고 이에 미국은 제재를 원상복구 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2016년 1월부터 11번이나 이란의 핵합의 준수(핵프로그램 감축·동결)를 검증하고 이를 확인했음에도 미국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미국이 핵합의를 무효로 한 것은 이란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다. 이란은 겉으로만 속임수로 핵합의를 지킨다고 할 뿐 몰래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증거나 근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그런데도 '이란은 믿을 수 없다'는 의심과 고정관념으로 역사적이라고 평가됐던 이란 핵합의를 뒤집은 셈이다.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이란은 '악의 축'으로 회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상 유지 대신 핵합의를 어겨서라도 이란을 최대로 압박해 미국이 원하는 대로 역내 영향력을 위축하는 길을 택했다.


    이란 1,2대 최고지도자 현수막[연합뉴스자료사진]
    이란 1,2대 최고지도자 현수막[연합뉴스자료사진]


    이란은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그해 말 벌어진 주테헤란 이란 대사관 점거와 444일간의 미국 외교관 인질 사건으로 미국과 대척점에 섰다. 이 인질 사건으로 미국과 이란은 단교했고 지금에 이르렀다.

    이슬람혁명으로 이란이 친미 왕정에서 반미의 선봉에 선 이슬람 공화국으로 급변한 것이다.

    이후 미국은 테러지원,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개발, 인권 침해를 구실로 이란을 다양하게 제재하면서 '악마화'했다.

    미국 강경 보수세력을 대변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임 정부가 성사한 이란 핵합의는 말 그대로 악마와의 어리석은 거래나 다름없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유예 연장을 거부한 법률은 국방수권법(NDAA)이다.

    이란을 제재하는 미국 국내법 가운데 상당히 강도가 세고 최근(2012년)에 제정된 법으로, 이란의 생명줄인 원유 수출을 제한할 수 있는 내용이 골자다.

    일각에서는 NDAA가 2013년 대선에서 보수파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원인으로도 본다. 경제난과 민생고에 지친 이란 국민이 제재 해제로 경제 회생을 공약으로 내세운 중도 성향의 하산 로하니 현 대통령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 법이 시행되면서 이란은 2013년 국내총생산(GDP)이 역성장하는 타격을 입었고 달러 대비 이란 리알화의 환율이 3배나 올랐다.

    이 법은 원칙적으로 이란산 원유를 수입해서는 안되지만 예외국으로 인정되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할 수 있지만 직전 반기 대비 20%씩 원유 수입을 줄여야 한다.

    2013년 이란의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원유 수출은 하루 평균 130만 배럴 안팎으로 전년 대비 반 토막이 났다.

    2016년 1월 핵합의 이행으로 이란의 원유 수출은 (가스콘덴세이트 포함 지난달 일일 288만 배럴)로 제재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일단 이란산 원유 수출의 38%(지난해 기준)를 차지하는 유럽이 핵합의를 지키겠다면서 이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라 2013년과 같이 당장 이란의 원유 수출에 큰 차질을 빚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란 정유 시설[샤나통신]
    이란 정유 시설[샤나통신]


    한국은 일본, 인도, 중국, 터키 등과 함께 2012년 NDAA의 예외국 지위가 인정돼 제한적이나마 이란산 원유를 수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한국이 미 재무부에서 예외국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이란산 원유 수입(올해 1분기 일일 28만 배럴)은 물론 이란과 교역을 가능케 했던 원화결제계좌도 중단될 수 있다.

    원화결제 시스템이 이란산 원유 거래와 연동된 만큼 현재 이란중앙은행 명의의 계좌를 운영하는 기업은행, 우리은행은 NDAA의 부활로 '2차 제재'(세컨더리 보이콧, 제재 대상과 거래하는 3국의 기업도 제재 대상이 되는 것) 대상이 될 수 있어서다.

    북미회담의 성공이 절실한 한국 정부로선 이란과 거래를 존속하기 위해 예외국 지위를 인정해달라고 미국 정부에 적극적으로 요청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NDAA 유예를 연장하지 않으면서 당장 7월 중순이 유예 시한인 이란 제재법, 이란위협감축법 등 다른 제재법도 유예를 연장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해당법에 따라 2차 제재도 순차적으로 부활한다.

    이란 제재 전문 신동찬 변호사(법무법인 율촌)는 "미국은 핵합의 철회를 선언했으나 이란이 이와 관계없이 유럽 등과 함께 핵합의 준수를 다짐하는 상황이라 이란 관련 투자와 교역의 불확실성은 여느 때보다 높아졌다"면서 "전문가와 충분히 상의하고 이란 사업 철수 등을 철저히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hska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5/09 04:5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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