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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문화] 역사교과서 국정화 '박근혜·김기춘 기획-이병기 불법강행' 결론

    사건/사고 | 03-28 11:13


    역사교과서 국정화 '박근혜·김기춘 기획-이병기 불법강행' 결론(PG)
    역사교과서 국정화 '박근혜·김기춘 기획-이병기 불법강행' 결론(PG)[제작 이태호] 사진합성, 일러스트

    진상조사위, 25명 수사의뢰키로…"새누리당·교육부·관변단체 총동원"
    청와대, 편찬·집필 개입…비밀TF 운영·여론조작·반대학자 지원 배제





    (서울·세종=연합뉴스) 공병설 고유선 기자 =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청와대가 독단적으로 기획해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과 교육부, 관변단체 등을 총동원해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비밀TF(태스크포스)를 운영하고 국정화 반대 학자를 학술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많은 위법 행위가 저질러진 사실이 확인됐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는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진상조사위는 박 전 대통령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국정화를 결정해 추진했고 김 전 실장 후임인 이병기 전 비서실장과 당시 교육문화수석 등이 위법·부당한 수단과 각종 편법을 동원해 강행했다고 결론 내렸다.






    조사위는 국정화 과정에서 ▲ 불법 여론조작 ▲ 비밀TF 운영 ▲ 국정화 행정예고 의견서 조작 ▲ 청와대 국정화 홍보비 부당 처리 ▲ 교과서 편찬·집필 과정 부당 행위 ▲ 국정화 반대 학자 학술연구지원 배제 등 불법 행위가 이뤄진 사실을 파악했다.

    이에 따라 이병기 전 비서실장과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 김정배 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전·현직 교육부 공무원, 민간인 등 25명 안팎에 대해 직권남용과 배임, 횡령 등 혐의로 검찰 수사와 감사원 감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 비서관 등으로 근무한 이모씨와 박모씨, 김모씨 등 교육부 공무원들은 신분상 조치도 요구할 방침이다.

    박 전 대통령과 김기춘 전 실장은 수사 및 감사 의뢰 대상에서 일단 제외했으며, 감사원 협의를 거쳐 수사 의뢰 대상을 확정할 계획이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는 교과서 편찬과 내용 수정 등 세부 사안까지 일일이 개입했다고 진상조사위는 설명했다.

    청와대는 2015년 10월 전국역사학대회에서 국정화 반대 성명 발표가 예상되자 사전 대응을 지시했고, 교육부는 올바른 역사교과서 지지 교수 모임 성명서 발표, 보수 학부모단체 집단행동을 계획했다.

    실제로 학술대회 당일 고엽제전우회 등이 행사장에 난입하는 일이 벌어졌다.

    청와대는 우호 여론 조성을 위해 교수 102명의 국정화 지지 선언을 기획했고, 교육부가 시민단체 명의로 국정교과서 홍보 리플릿을 만들어 배포하도록 했다.

    서울 동숭동 국립국제교육원에는 국정화 추진 비밀TF(3개팀 21명)가 꾸려져 청와대 지시사항 이행, 국정화 로드맵 작성, 홍보업무를 맡았다.

    비밀TF 설치·운영 과정에서 대통령령과 정부조직관리지침을 어기고 당시 안전행정부 협의와 기관장 결재도 거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청와대는 국정교과서 편찬 과정에 개입해 편찬기준 21건의 수정을 요구했고 이 중 18건이 반영됐다. 또 편찬심의위원 16명 중 13명을 추천 순위와 상관없이 낙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과 관련해 15가지 항목에 관해 구체적 지시를 내렸다고 진상조사위는 전했다.

    청와대는 집필진 선정 과정에도 부당 개입했으나 위촉 절차를 생략해 공식 자료조차 존재하지 않는 상태다. 신변보호를 명분으로 당시 집필진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현대사 분야에는 역사학 전공자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초고본 검토 단계에서 고려·조선사는 전문가가 포함되지 않아 검토조차 이뤄지지 않았고, 현대사도 집필 과정과 마찬가지로 역사학 전공자가 없었다.

    국정교과서 집필료는 '1인당 3천만∼4천만원은 줘야 한다'는 국사편찬위원장 지시로 초등 국정교과서 집필료의 약 4배 수준을 지급했다.




    국정화에 반대한 학자는 한국연구재단 학술연구지원에서 배제된 반면 국정화 지지 학자는 대부분 지원 대상에 선정됐다.

    2015년 11월 국정화 행정예고 의견수렴 과정에서 일괄 출력물 형태의 허위 찬성의견서 4만여장이 마감일에 '차떼기'로 무더기 제출됐고, 국정교과서 홍보비의 절반가량인 12억8천만원이 부적절하게 사용된 사실도 파악됐다.

    교육부는 청와대 지시에 동조 또는 침묵하면서 국정화 논리를 홍보하고 국사편찬위, 동북아역사재단 등을 동원해 실무를 뒷받침했고 국정화 찬성 언론 기고문 기획과 대필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상조사위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민주적 절차를 무력화하고 국가기관을 총동원해 역사교과서 편찬에 개입한 반헌법적, 불법적 국정농단 사건'으로 규정했다.

    조사위는 "유사한 일을 막으려면 초등 국정교과서 검정제 전환,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 폐지 등 교과서 발행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며 "역사인식 차이가 사회갈등으로 번지지 않고 공론의 장에서 활발히 논의되도록 역사교육을 토론과 논쟁 중심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ko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3/28 11: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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