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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외무차관 "제재로 북한을 협상에 끌어들이기 어려워"
"한미 10~11월 훈련 유감"…KIEP 주최 발다이클럽 컨퍼런스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이고르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27일 "제재나 압박으로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모르굴로프 차관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발다이클럽 주최로 이날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발다이클럽 아시아지역 콘퍼런스 중 기자간담회에서 "북한 제재나 압박이 강해질수록 일반 북한 국민이 더 많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밝혔다.
북핵 6자회담 러시아 측 수석 대표인 모르굴로프 차관은 또 북한이 최근 2개월간 추가 핵 도발에 나서지 않은 것은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개념 안에서 행동하는 것"이라며 러시아가 북핵 문제 해결로 제시한 로드맵 첫 단계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이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한국과 연합 훈련을 한 점을 지적하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훈련을 축소할 계획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새로운 훈련을 할 것"이라며 "부정적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도 말했다.
모르굴로프 차관은 북한의 현재 핵무기 개발 능력을 두고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얼마나 진전됐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면서 "(미국이) 군사훈련을 축소하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러시아는 북한을 설득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러시아가 제시한 3단계 전략 문제는 남북 대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여러 옵션 중 하나로 진지하게 검토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미국 본토에 핵미사일을 날릴 수 있는 무기를 북한이 갖는 것은 이전 도발과 질적인 차이를 갖는다"며 "군사 옵션을 쓸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막기 위해 최대한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핵으로 공격받지 않는 한, 핵으로 선제공격한다는 정책을 미국과 북한이 포기하고 북이 핵미사일을 개발하려는 동기를 줄여가야 한다"며 "제재 압박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다음 달 협상 시작이 예상되는 한·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모르굴로프 차관은 "원칙적으로 가능하다고 본다"며 "대한민국 경쟁력이 강하기 때문에 유라시아 경제융합을 위해 모든 파트너국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난항을 겪는 북한 가스관 건설 사업을 두고 모르굴로프 차관은 "유감스럽게도 한반도 정세 때문에 실현하기가 복잡하다"며 "이 프로젝트를 위한 정치적 환경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내년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 참여 가능성을 묻는 말에 송 위원장은 "북한 참여를 바라고 그런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2004년 창설된 발다이 클럽은 러시아와 세계 지식인들이 모여 정치·경제·사회 발전을 논의하는 회의체로, 러시아판 다보스포럼이라고 불린다.
국내에서 27일~28일 이틀간 열리는 이번 발다이클럽 아시아지역 컨퍼런스 행사에는 '러시아와 아시아의 향후 20년'을 주제로 아시아의 평화, 세계 경제에서 아시아의 위상 변화, 아시아의 에너지 시장, 러시아를 관문으로 하는 극동 아시아의 성취와 과제 등을 논의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드레이 비스트리츠키 발다이 클럽 의장, 모르굴로프 외무차관 등이 참석했다.
porqu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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