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톡톡] "힘들어" vs "좋은 기회", 수능연기 맞은 수험생들의 자세
(서울=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시험 앞두고 푹 자려고 일찍 자리에 누웠다가 수능 1주일 연기 소식을 듣고 결국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어요."
퀭한 눈으로 학원을 다시 찾아 문제집 더미에서 자신의 책을 찾던 한 수험생은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푸념합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마!"
서울 중구 종로학원에서 만난 다른 수험생은 부모님께 수능이 연기됐다는 소식을 전하자 오히려 핀잔을 들었다고 합니다.
학창시절, 시험 전날 누구나 한 번쯤 해보던 몽상. '시험이 미뤄졌으면….' 하는 이 흔한 상상이 2017년 11월 16일 현실이 됐습니다.
하루 전인 오후 2시 29분께 규모 5.4의 강진이 경상북도 포항시를 덮쳤습니다. 심각한 피해 상황이 속속 알려지자 교육 당국은 사상 처음으로 16일 치러질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주일 뒤로 미룹니다. 포항의 심각한 상황을 고려하고 수험생들의 안전과 형평성을 위한 조치입니다.
몽상이 이뤄진 현실의 아침. 수험생과 한국사회는 어수선한 하루를 맞았습니다.
수능 고사장에 헛걸음한 수험생은 다행히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텅 빈 고사장과 이를 정리하는 관계자들의 모습은 낯설기만 합니다.
학원을 다시 찾은 한 수험생은 학원 옥상에 가득 버려진 수능 문제집 더미에서 자신의 문제집을 찾느라 분주했습니다.
시험에 대한 압박감을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수험생들은 자신의 수능 고사장을 최종 확인한 후 최소한의 메모 노트와 문제집만 남기고 대부분의 수험서를 버렸다고 합니다.
수험생과 고사장뿐 아니라 교육 당국도 낯선 하루를 보냈습니다. 문제지들은 다시 철통 보안 속에 봉인됐습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정부를 대표해 포항 피해현장을 찾아 둘러보고 이재민들을 위로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어수선한 풍경은 반나절이 채 못돼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일주일을 더 집중하고자 수험생들은 서둘러 서점에 들러 책을 다시 구매하기 바쁩니다.
코피가 나도록 다시 정신을 집중해 공부에 매진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당황스럽고 혼란스럽지만, 좀 더 공부할 시간이 생겼다고 좋게 생각하려고요."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잠시 교실을 나온 학원 수험생은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어쩔 수 없잖아요, 수능이 아직 안 끝난 거잖아요."
무거운 참고서와 문제집을 들고 교실로 들어가던 한 수험생은 대수롭지 않은 듯 첫 수능연기의 소감을 전했습니다.
학원 교실에서는 수험서를 골똘히 보는 학생들의 눈빛이 매서워졌고 교실 안팎은 무거운 긴장이 섞인 정적이 채워졌습니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취재하기 위해 몰려드는 기자들을 향한 수험생들의 정중한 경고도 새롭게 시작된 수능 D-7이 이제 현실임을 각인케 했습니다.
수능이 일주일 연기됨에 따라 수시와 정시모집 등 대학입시 일정도 일제히 한주씩 연기됩니다. 수능 성적통지는 12월 12일입니다.
입시 전문가들은 "동요하지 말고 수능이 연기됐다는 사실을 빨리 받아들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한 대처라는 겁니다.
몽상 같은 첫 수능 일주일 연기.
아무쪼록 모든 수험생이 더 큰 성과를 얻기를 응원합니다. 아울러 이번 지진으로 신체와 재산에 피해를 본 모든 분도 빠른 쾌유와 복구를 이루기를 기원합니다.
mtkh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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