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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문화] "내땅 못 지나간다"…'사유지 도로' 갈등 백태

    사건/사고 | 10-25 11:18


    진천군 농로 포장했다 뜯어낼 처지…20년 된 길 막은 60대 벌금
    관습상 도로·주위 토지 통행권 인정 여부 따라 법원 판단 달라

    (전국종합=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전국 곳곳에서 사유지 위 도로를 둘러싼 땅 소유자와 주민·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이 끊이질 않고 있다.

    재산권 피해를 주장하는 소유자와 공익을 우선해야 한다는 주민이나 지자체의 대립이 법적 분쟁으로 번지는 경우도 다반사다.

    법원은 이런 분쟁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리고 있을까.








    사정에 따라 여러 경우의 수가 있지만 해당 도로가 관습상 도로인지나 '주위 토지 통행권' 인정 여부가 판단의 중요한 잣대가 된다.

    불특정 다수가 오랜 기간 사용해 온 관습상 도로는 사용 권한을 폭넓게 인정해준다.





    특정 토지와 공로(公路) 사이에 통로가 없는 경우 그 토지 소유자가 주위의 토지를 통행할 수 있는 주위 토지 통행권은 민법에서 보장하는 권리다.

    이 두 경우가 아니라면 기본적으로 개인 소유권을 우선한다. 최악의 경우 소유주의 허가 없이 개설한 도로는 뜯어내야 한다.

    청주지법 민사4단독 남동희 부장판사는 25일 A씨 등이 "8년 전 개설된 농로를 철거해달라"며 충북 진천군을 상대로 낸 원상 회복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2009년께 진천군은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해 A씨 가족 소유의 땅 경계면을 따라 농로 포장공사를 했다.

    이 농로에는 A씨 가족의 땅 256㎡가 편입됐다.

    그러자 A씨 등은 주민들이 단순히 통로로 이용하는 것은 용인할 수 있지만 포장까지 하면 나중에 재산권 행사를 할 수 없다며 지난해 9월 소송을 제기했다.

    남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관습상 도로에 해당하거나 주위 토지 통행권이 인정된다고 보기 부족한 만큼 공익을 목적으로 했다 하더라도 농로 포장공사는 위법하다"며 A씨 등의 손을 들어줬다.

    반대로 관습상 도로이거나 주위 토지 통행권이 인정되는 경우 '내 땅'이라고 통행을 막는 등 몽니를 부렸다간 자칫 범법자가 될 수 있다.

    서울에 사는 B(61·여)씨는 2001년 충북 제천시 수산면에 있는 땅을 매입한 뒤 2013년께 측량을 통해 이 땅 일부가 마을 농로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았다.

    그는 이 땅을 매입하기 전부터 농로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문제 삼지 않았다.




    그런데 1년 뒤 사달이 났다. 마을 사람들이 이 농로를 확장하면서 B씨의 땅을 더 많이 침범한 것이다.

    화가 난 B씨는 굴삭기를 이용해 농로에 포함된 자신의 땅에 흙과 돌을 쌓았다. 이 때문에 차량 통행이 불가능해져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게 됐다.

    양측의 골은 갈수록 깊어졌고, 결국 주민들의 고발로 B씨는 법정에 서게 됐다.

    일반 교통 방해 혐의로 기소된 B씨는 법정에서 "농로 확장으로 침범한 내 땅만 가로막았을 뿐"이라고 정당함을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주민들에게 농로 통행에 대한 민사상 권리는 없다 하더라도 일반 공중이 20여년간 사용해 온 만큼 일반교통방해죄에 해당하는 공로로 보호받아야 한다"며 B씨의 유죄를 인정,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충남 논산에서는 마을 내 축산농장에서 악취가 난다며 농장 통행로를 파헤쳐 길을 막은 마을 청년들이 벌금을 물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논산의 한 마을에 사는 C(42)씨 등 6명은 악취와 해충 문제로 인근 돼지농장과 갈등을 빚었다.

    연이은 민원에도 농장 측에서 개선책을 내놓지 않자 C씨 등이 속한 이 마을 청년회는 문제의 농장을 오가는 유일한 도로가 포함된 사유지 200여㎡를 매입했다.

    그리고 도로 콘크리트 포장을 중장비로 파헤쳐 통행을 막았다.

    이로 인해 한때 돼지 출하는 물론 사료 반입을 제때 못해 손해를 입은 농장 주인은 C씨 등을 고소했다.

    사건을 수사한 대전지검 논산지청은 최근 "아무리 사유지 도로라도 인위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며 주위 토지 통행권을 인정, 일반 교통 방해 및 업무 방해죄를 적용해 C씨 등 6명을 각각 벌금 1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사유지 도로를 둘러싼 분쟁은 민사적 판단을 받는 게 우선이고, 내 땅이라 하더라도 물리력 행사는 하지 않는 게 좋다"며 "토지를 매입할 때 이런 분쟁의 소지가 없는지 현장 확인은 물론 마을 정서를 살피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jeonch@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10/25 08:0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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