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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루치 "北, ICBM 역량 보여준 뒤 미국과 대화할 것"
연세대서 특강…"제재만으로는 북핵 멈출수 없어, 협상해야"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대사는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역량을 보여주고 나서야 미국과의 대화에 들어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갈루치 전 대사는 16일 오후 서울 연세대에서 열린 특강에서 "현재로선 북한이 핵과 미사일에 대한 협상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이같이 예상했다.
그는 "북한은 이미 필요한 기술을 많이 확보했기에 제재만으로는 북한 핵프로그램을 멈출 수 없다"며 "북한이 협상에 나오게 할 수 있는 제재는 좋다고 생각하지만 제재가 전부는 아니며 협상을 통해 (북한 비핵화를) 이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가 북한과의 협상에서 최종 목표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뒤 "미국이 북한과 조건없는 대화를 시작하고, 적어도 차관보나 국무장관급에서 협상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협상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우리가 원하는 것도 북한이 안다"며 "북한이 탄도 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고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하는 방안을 주고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갈루치 전 대사는 또 한국에 대해서는 "북한과 대화할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핵무기 문제는 미국도 참여해야 하지만 핵무기가 아니라면 다른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과 어떤 주제에 대해서든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북미간의 갈등상에 대해 "북한과 미국의 관계는 위험하며, 군사적 충돌이 어느 상황에서나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 군사옵션을 거론하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외교적 해법을 강조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미국 내에선 '좋은 경찰, 나쁜 경찰'로 역할을 나눴다는 분석이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이야기하면서 두 사람의 말이 서로 맞지 않는다는 견해가 있는데, 내 생각은 후자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갈루치 전 대사는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 채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언을 했다"고만 밝혔다.
갈루치 전 대사는 1994년 북핵 위기를 일시 봉합한 북미 제네바 합의 당시 미국측 수석대표를 지냈다. 작년 10월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북미 1.5트랙 회동을 갖기도 했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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