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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문화] AI 견뎠더니 가뭄에 폭염까지…"병아리 먹일 물도 없어요"

    지역 | 06-21 17:24


    연이은 악재에 양계장 비상…"더위 식힐 안개분무는 언감생심"


    AI 견뎠더니 가뭄에 무더위…양계장들 '비상'
    AI 견뎠더니 가뭄에 무더위…양계장들 '비상'(용인) 최종호 기자 = 지난 20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어비리의 한 양계장 앞 논이 물 부족으로 바닥을 드러냈다. 이 양계장은 AI로 두 달가량 병아리 입식을 하지 못한 데 이어 최근 가뭄과 무더위로 사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용인) 최종호 기자 = '경고, 방역상 출입을 금합니다'

    20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어비리의 한 양계장 입구에는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용 차량 소독기에 더해 출입 통제를 알리는 경고문이 붙어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AI가 이달 초 제주도를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재발, 방역 전쟁에 여념이 없는 양계농가가 처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듯했다.

    이런 양계농가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뭄과 무더위라는 새로운 적이 엄습했다.





    양계장을 운영하는 이모(63)씨는 "AI 때문에 입식을 두 달가량 못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닌데 이제 물까지 부족해 야단났다"며 기자의 양계장 출입 요청에 손사래를 쳤다.

    이씨에 따르면 현재 이 양계장은 축사 5동에서 모두 10만 마리의 병아리를 키우고 있다. 200평 남짓한 동마다 2만 마리가 들어있다.

    한번 병아리를 들여오면 30∼32일 키워 닭으로 출하한다. 이후 한 달은 축사를 청소하고 왕겨를 까는 등 입식 준비를 해야 해 1년에 6번 정도 출하가 이뤄진다.

    최근 이씨가 들여온 병아리들이 하루에 마시는 물의 양은 약 15t이다. 병아리들이 다 성장하면 하루에 30t의 물이 필요하다.

    조만간 양계장에 필요한 물이 물이 두 배로 늘어나게 되는데 이씨가 양계장 문을 연 뒤부터 5년째 물을 끌어쓰던 인근 하천은 지난봄에 이미 말랐다. 이후 건너편 저수지 물을 써왔는데 저수지마저도 바닥을 보인다. 양계장 바로 앞의 논도 이미 바짝 말라붙었다.

    이씨는 "저수지가 말라붙은 건 40년 만에 처음"이라며 "올해 마른장마가 예상된다고 하던데 비가 충분히 내리지 않는다면 양계농가에는 재난 수준을 넘어 재앙이 될 것"이라고 한숨 쉬었다.

    AI라는 직격탄을 맞은 데 이어 가뭄으로 보급로마저 끊긴 셈이다.

    최근 계속되는 불볕더위는 양계농가가 처한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푹푹 찌는 양계장
    푹푹 찌는 양계장[연합뉴스 자료사진]


    체온이 41도인 닭은 기온이 35도를 넘어가면 폐사 위기에 처한다. 아직 기온이 그 정도까지는 오르지 않아 당장 큰 위협은 아니지만, 다음 입식 때까지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면 또 다른 직격탄을 맞을 위험이 크다.

    이씨는 2012년 무더위로 출하를 앞둔 닭 2만6천 마리를 폐사시킨 뒤 용인시 지원을 받아 축사 각 동에 대형 선풍기 8대와 안개분무기(스프링클러)를 설치해 여름철 축사 기온을 낮추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까지 더위로 인한 추가 폐사는 없었지만, 올해는 장담할 수 없다. 한여름에는 10분 가동하고 30분 멈추는 식으로 스프링클러를계속 돌려야 하는데 지금 같아서는 병아리들에게 먹일 물을 확보하는 것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이씨는 "이런 상황에서 스프링클러는 언감생심"이라며 "올해 악재가 겹쳐 지자체 등의 도움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는데 최악의 상황만 피하기를 바랄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동면의 다른 양계장 14곳도 비슷한 사정이라고 전했다. AI와 가뭄이 전국을 덮친 만큼 다른 지역 상황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용인시 관계자는 "관정 개발, 시설 지원 등으로 최대한 농가들을 돕고 있다"며 "큰 피해가 나지 않도록 농민들과 함께 방법을 찾고 대처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zorb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6/21 14:3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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