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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를 4개 현으로"…도의회 자민당 의원들 제안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 광역자치단체 중 면적 기준으로 단연 으뜸인 홋카이도(北海道)를 4개의 현으로 나누자는 제안이 현지 광역의회 의원들에 의해 제기됐다.
27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홋카이도 도의회 의원들로 구성된 '홋카이도 분현(分縣) 연구회'는 최근 홋카이도를 4개 또는 6개의 현으로 나누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일본 북쪽 끝에 위치한 홋카이도는 일본 열도를 이루는 4개의 본섬 중 하나로 면적이 남한(약 9만9천㎢)보다 약간 작은 8만3천㎢에 달한다.
도도부현(都道府縣)으로 이뤄지는 47개 광역자치단체 중 면적으로는 규슈(九州)의 7개 현과 도호쿠(東北)의 6개 현을 합친 것보다 넓지만, 현재는 하나의 자치단체로 운영되고 있다.
홋카이도 의회 의장출신으로 '분현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는 키타 류이치(64) 도의원은 "규슈에는 지사가 7명이고 현 의회 의장과 경제단체장도 7명이나 된다"면서 "지사가 한 명뿐인 홋카이도를 4개 현으로 나누면 전국적인 존재감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현이 보조를 맞춰 행동하면 중앙에 대한 발언권도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분현연구회가 구성된 것은 작년 10월. 도의회 의원 등 뜻을 같이하는 자민당 관계자 37명이 홋카이도의 경우 중앙 정부에 인프라 정비 등을 요청할 '정치력'이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연구회를 결성했다.
규슈와 혼슈(本州) 사이에는 터널과 다리가 4개나 되고 시코쿠(四國)와 혼슈도 3개의 루트로 연결돼 있는데 홋카이도와 혼슈를 연결하는 루트는 세이칸(靑函) 터널 하나밖에 없는데도 중앙 정부에 인프라 정비를 요구할 발언권이 약해 연결 루트 확장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1년여의 활동 끝에 지난 11월 다카하시 하루미 도지사에게 "홋카이도의 미래로, 뜨겁게!'라는 제목의 30쪽짜리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보고서를 1천 부 인쇄해 희망자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보고서는 홋카이도를 '도오(道央), 도난(道南), 도호쿠(道北), 도도(道東)'로 나누는 "4분 현안"과 '도오, 도난, 도호쿠, 오호츠크, 도카치(十勝), 구시로(釧路)·네무로(根室)'로 나누는 "6분현안"의 복수 안을 제안했다.
도오현은 삿포로(札晃), 도난 현은 하코다테(函館), 도호쿠 현은 아사히카와(旭川) 등이 현도가 된다.
홋카이도는 면적으로는 일본 전 국토의 21%를 차지한다. 면적이 좁은 21개 도도부현을 합한 넓이에 해당한다. 4개 현으로 나누더라도 3개의 현은 홋카이도 다음으로 면적이 넓은 이와테(岩手) 현(약 1만5천㎢) 의 면적을 웃돈다.
4개 현으로 나눌 경우 가장 좁은 도난 현의 면적(약 6천500㎢)도 시마네(島根) 현 정도의 넓이가 되기 때문에 면적에서는 문제가 없다.
문제는 인구 규모다. '도난 현'의 인구는 45만5천 명으로 전국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돗토리(鳥取) 현(58만3천명)의 80% 정도밖에 안 된다. 국내총생산(GDP) 규모로 보면 '도오 현'이 전국 11위인 이바라키(茨城) 현 정도이고 '도도 현'은 40위인 나라(奈良) 현 수준에 불과하다. 나머지 2개 현은 돗토리 현과 꼴찌를 다퉈야 할 형편이다. 세수 면에서도 마찬가지다. 보고서도 4개 현으로 나누든 6개 현으로 나누든 "재정자립 면에서는 무리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결론짓고 있다.
홋카이도 분현안은 '삿포로 한 도시 집중'을 해소하려는 목적도 있다. 홋카이도 내 179개 시초손(市町村) 중 80%가 인구과소 지역으로 지정돼 있는데도 삿포로시의 인구는 작년 기준 도내 전체 인구의 36.28%에 달할 정도로 삿포로 집중이 심한 형편이다.
이달 9일 열린 도의회 예산특별위원회에서는 자민당 이외의 정파 의원들로부터도 분현안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이용객 감소로 JR철도 노선이 폐지될 예정인 지역 출신의원들이 적극적으로 찬성발언을 했다.
분현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주민투표와 특별법 제정 등이 이뤄져야 한다. 다카하시 도루 전 오사카(大阪)시장이 추진했던 오사카도(都)구상이 좌절된 사례에서 보듯 쉬운 문제가 아니다.
이런 현실을 고려한 탓인지 보고서를 마련한 분현연구회 측도 보고서 제출로 일단 역할을 다했다는 분위기다. 분현안에 찬성한 도의원 사이에서는 "분현은 도의원이 아니라 국회의원이 나서야 하는 문제인데 홋카이도 분현안의 총대를 멜 젊고 기개 있는 국회의원이 없다"는 탄식도 나오고 있다. 도의회에서 제기된 홋카이도 분현안이 중앙의 정치이슈로 거론되기를 기대하기는 현재로써는 힘든 형편이다.


lhy501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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