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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가결> 美전문가들, 한국정치 마비·대북공조 차질 우려(종합)
"한국, 당분간 중요 정책결정 어려울것" 전망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된 데 대해 미국의 동아시아·한반도문제 전문가들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이뤄지는 동안 한국에서 주요 의사결정이 지연될 것을 우려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과 미국 간, 특히 일본을 포함한 3국 간 공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걱정의 목소리도 나왔다.
미국외교협회(CFR)의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9일(이하 현지시간) 낸 분석보고서에서 헌재의 심판 결과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지난 약 한 달동안 있었던 정부 의사결정체계의 정치적 마비 상황이 적어도 앞으로 4~6개월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 기간에 권한대행인 황교안 총리가 정부 운영을 책임지겠지만 민감한 정치적 결정을 내릴 권한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한국에서 "주요 대권주자가 자신의 입지를 키우려 노력하는 가운데 새로운 정당이나 정치세력의 합종연횡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도, 헌재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더라도 "다음 대통령을 뽑기 위한 60일이라는 시간은 대선주자들을 제대로 평가하기에 짧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마비상태는 한국을 북한의 도발에 취약하게 만들 잠재 요인"이라고 지적한 스나이더 연구원은 그러나 "한국의 정치적 위기에 부당 이득을 취하려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한국인들은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탄핵안 가결은 (한국에서 벌어졌던) 기존의 정치적 교착상태를 공식화하고, 야당에서 그들이 동의하지 않는 많은 정책을 뒤집으려는 시도에 힘을 실을 것"이라고 예측하며 한국에서 "정책 마비 상태"가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연합뉴스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다음 (한국) 대선에서는 자유주의 성향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자유주의 성향 정치인들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국)배치나 일본과의 군사정보 공유를 위한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체결, 일본과의 군위안부 합의 등에 거부감을 보였지만 이들 모두는 미국이 강하게 지지하는 것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도널드 트럼프가 이끌 미국의 차기 행정부가 "미국 정부는 바뀌지만 동맹국 수호에 대한 미국의 약속과 의지가 유지된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동맹국들은 안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세대 존 들루리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향후 정치 과정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해 "매우 예측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냈다.
미국 아시아소사이어티 미중관계센터 부소장으로 일했던 들루리 교수는 한국 여당에 대한 "혐오감과 불만이 너무 깊기 때문에 그 정당에서 나온 (대선)후보가 승리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다"면서도 다음 대선 결과는 "마지막 순간까지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라지브 비스와스 아시아·태평양담당 연구원은 이날 낸 정세분석 보고서에서 "탄핵안 가결은 최근 한국 정부에 있었던 정치적 불확실성과 정치적 마비상태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스와스 연구원은 그러나 "황 총리 체제에서 한국 정부는 경제정책을 추진할 수 있겠지만 정책의 범위는 상대적으로 제한될 것이고, 다음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중대한 경제개혁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다"고 내다봤다.
smi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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