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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獨 기업사냥 놓고 갈등 고조…中 도착 獨 경제대표단 찬밥?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중국의 대대적인 독일기업 사냥을 둘러싼 중국과 독일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중국에 도착한 독일의 경제대표단이 찬밥 취급을 받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 슈피겔 온라인 등이 2일(현지시간) 전했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이날 중국 방문일정을 시작하면서 가오후청(高虎城) 중국 상무부장과 회담을 한 뒤 오후에 중독 경제위원회 전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었다.



60여 명의 독일 경제대표단과 기자들, 중국 공무원들이 모두 기조연설을 기다렸지만, 이 일정은 막판에 취소됐고 가브리엘 부총리와 가오 부장은 나타나지 않았다.
가브리엘 부총리는 이후 "시간 사정 때문에 연설을 취소했다"면서 "회담은 심도 있게 했고, 분위기도 좋았다"고 설명했다.
가브리엘 부총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공산당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의 류허(劉鶴·64) 주임을 만날 예정이었지만, 시간이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는 중국당국이 중국 자본의 독일 투자에 대한 가브리엘 부총리의 날카로운 공격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정치분석가들은 설명했다.



독일 경제부는 앞서 중국자본의 아익스트론 인수 승인을 철회한 데 이어 중국 싸난 옵토엘렉트로닉스의 독일 오스람 인수에 대해서도 면밀한 조사에 들어갔다. 아익스트론은 반도체 회사이고, 오스람은 100년 전통을 가진 세계 2위 조명업체다.
앞서 독일은 로봇산업의 자존심으로 꼽히는 쿠카(Kuka)가 중국 메이디(美的)에 인수되는 것을 유럽 경쟁업체를 내세워 막으려 했으나 실패했다. 메이디는 결국 지난 8월에 쿠카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시간 사정 때문이라는 가브리엘 부총리의 설명과 달리, 중국 측은 연설 취소를 요구하면서 독일에 투자에 적대적인 분위기가 있다고 지적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스 밍데 주독일 중국 대사는 이와 관련 FAZ에 보낸 기고문에서 독일의 점점 더 뚜렷하게 확대되는 보호주의적 경향에 대해 우려하면서, 독일 내 중국 자본 투자가 초기 단계부터 제한에 부닥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스 대사는 이어 왜 독일이 중국 기업에 대해서는 조사를 강화하고, 이를 범유럽으로 확대하려고 시도하는 반면, 미국이나 유럽 자본의 투자에 대해서는 전혀 의구심을 갖지 않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중국으로 향하는 여객기 내에서 중국에 대해 강경하게 나가겠다고 장담한 가브리엘 부총리는 중국에 도착하자마자 "독일기업을 사려는 중국 기업의 배후에 정부가 있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면서 "반면에 독일이나 다른 외국 기업의 중국투자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터제공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들어 일주일에 1곳꼴로 독일기업을 인수하고 있다. 올해 들어 최근까지 중국이 독일기업 인수에 쏟아부은 돈은 무려 110억 달러(약 12조6천억원)로 종전 최고치였던 2014년 연간실적 26억 달러(약 3조원)의 4배를 넘어섰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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