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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CIA 지원 시리아 반군에 대한 중무기 제공 계획 표류"
백악관, 대공화기 등 중무기 지원 확대계획에 결정 보류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미국이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군의 공습과 포격으로 포위 상태인 친미(親美)반군에 자위용 대공화기 등 중무기 추가 공급을 비밀리에 추진하는 방안이 다시 표류하기 시작했다.
미 일간 워싱턴 포스트(WP)는 최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주재한 국가안보팀 회의 의제로 미 중앙정보국(CIA)의 지원을 받는 반군 세력 '자유 시리아군'(FSA)에 대공화기 등 중무기를 비밀리에 제공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의제가 상정됐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이 방안과 관련해 고위 참석자들은 승인이나 기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이는 CIA가 지난 3년 동안 별 소득 없이 추진해온 대(對) FSA 훈련과 무기 제공 공작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회의감 고조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WP는 풀이했다.
이에 따라 오바마 행정부는 이 공작의 확대 여부를 차기 정부에 넘기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하지만 차기 정부도 별반 매력 없는 이 공작을 계승할지 불투명하다.
반대파들은 성과를 근원적으로 바꾸지 않은 채 무기 공급을 확대하면 오히려 시리아 내의 폭력사태를 악화시킨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상태가 이어지면 위험도 당연히 커진다. 알레포 함락 가능성이 커져 수천 명의 FSA 병력이 미국보다 신뢰할만한 우방 물색에 나설 것이고 그 결과 미국은 반군에 더 살상력이 큰 무기 제공을 꺼려온 지역 우방에 대한 영향력을 상실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외교 노력 실패 대비책으로 'B 계획'으로 불리는 무기 공급 확대안에 대해 존 브레넌 국장,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 등 일부는 여전히 이를 지지한다.
그러나 존 케리 국무장관 등 과거에 이를 강력히 지지했던 인사들조차 새 장비 제공으로 러시아군 사망자가 늘어나 러시아 측과 대결 국면으로 빠질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지금은 상황이 아니라고 손사래를 친다.
익명을 요구한 고위 관계자는 FSA가 여전히 온건 성향인지, FSA 지원계획이 시리아 내에서의 살육전을 초래하는 것 말고 다른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냉정하게' 볼 때라고 지적했다.



반면 찬성론자들은 지난해까지 시리아 정권에 심각한 위협을 끼친 온건 성향 무장세력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CIA가 임무 완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또 FSA가 지난 1년 동안 러시아군의 맹공에도 장기전 국면으로 이끌고 러시아가 정치적 해결책의 하나로 시리아 정권을 포기하게 한 유일 세력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이런 찬반양론에도 백악관과 CIA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또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대선 후보와 상대방인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 측도 역시 전혀 반응이 없어 이 계획은 표류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시리아 내전에 개입해 온 러시아군의 인도주의적 휴전 선언 기간이 끝난 이후 알레포에서 교전이 재개됐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AFP통신 등 외신이 23일 전했다. 이 교전은 러시아군이 지난 20일 휴전을 일방적으로 선언하고 나서 이틀 만에 재개된 것이다.
sh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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