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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월드컵 때 산 10㎏ 방탄복 한 벌 뿐…고 김창호 경감 파출소
경찰, 연말까지 신형 방탄복 6천여개 보급 예정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구매한 무게 10㎏ 방탄복 한 벌.
사제총기범이 쏜 총탄에 맞아 숨진 고(故) 김창호 경감이 근무한 서울 강북경찰서 번동파출소에 있는 유일한 방탄복이다.
20일 강북서에 따르면 번동파출소에는 총 36명이 근무하고 있지만 방탄복은 한 벌 밖에 없다.
그마저도 무게가 10㎏나 될 정도로 무겁고 낡아 성능도 떨어진다.
강북서 관할 파출소 혹은 지구대는 9곳이지만, 배포된 방탄복은 6벌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총소리가 났다'는 신고에도 김 경감은 방탄복을 챙겨입지 못하고 출동했다가 결국 총탄을 어깨 뒷부분에 맞고 쓰러졌다.
경찰청은 작년 2월 화성 총기사고 이후 경비부서에서 대여한 방탄복 1천1벌을 일선에 보급했다.
경찰서별로 2벌을 할당하고, 수렵용 총기 보관량이나 수렵장 관할 여부, 관할 면적 등을 봐서 추가로 보급했다.
그러나 전국 지구대·파출소가 1천982곳인 점을 고려하면 보급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나마도 번동파출소에 있는 것처럼 무게가 10㎏에 육박해 위급한 현장에서 착용하고 활동하기에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경찰은 방탄 기능과 더불어 흉기를 막는 방검 기능까지 겸비한 신형 방탄복을 올 연말까지 전국에 6천100여개 보급할 예정이다. 무게도 2.1㎏ 정도로 기존 장비보다 훨씬 가볍고 고성능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이 충분히 책정된다면 전국 경찰관서에 신형 방탄방검복이 보급되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kamj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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