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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진료 뒷전?'…서울대병원 첨단외래센터 설계변경 논란
환자 접근성 좋은 지하 1층에 각종 편의시설 위주 구성
국정감사에서도 "백화점 식당가로 오인할 정도" 질타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서울대병원 첨단외래센터을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애초 목표인 '환자 위주의 진료 공간'이 아닌 수익사업에 치중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환자와 보호자의 접근성이 뛰어난 지하 1층에 진료시설이 아닌 음식점·커피전문점 등 각종 편의시설만 들어설 예정이어서 최종 완공이 될 때까지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서울대병원과 병원노동조합에 따르면 첨단외래센터는 2015년 12월 기공식을 개최한 후 지금까지 약 10개월 동안 기초공사가 진행됐다.
지상 1층과 지하 6층 규모로 2018년 6월 완공 목표다. 연면적 약 5만㎡에 외래진료실·검사실 등 진료시설과 편의시설, 주차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대병원은 1978년 개원 당시 동양 최대 규모로 건립됐으나 하루 평균 외래 환자가 과거 2천명에서 현재 9천명으로 증가함에 따라 진료 공간과 주차장 확충이 필요하다고 사업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대병원은 주차장이 부족해 병원 내에서도 차량이 길게 정체되는 현상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멈춘 차량 사이로 환자와 보호자가 이리저리 길을 건넘으로써 위험한 상황도 가끔 발생하고 있다.
올해 5월까지 병원장을 역임했던 오병희 전 원장은 기공식에서 "첨단외래센터가 완공되면 국민에게 더 넓고 쾌적한 공간에서 최상의 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첨단외래센터의 초창기 운영 계획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2013년 4월 초기 설계도를 보면 지하 1층에 ▲ 내시경센터 ▲ 호흡기센터 ▲ 당뇨·갑상선 내분비센터 ▲ 알레르기센터 ▲ 응급처치실 ▲ 원무·접수·수납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2016년 9월 설계도는 전면 수정됐다. 진료와 관련된 센터들은 전부 지하 2층과 3층으로 밀려나고 지하 1층은 전문식당가로 운영될 계획이다.

이런 첨단외래센터의 설계변경에 반발해 온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국립대병원인 서울대병원이 환자 안전은 뒷전으로 한 채 수익사업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서울대병원 첨단외래센터의 용도 변경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의원은 "바뀐 설계도만 보자면 여기가 과연 의료기관인지, 백화점 식당가인지 오인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며 "공공의료를 수행해야 할 서울대병원이 부대사업을 통한 수익성 확대를 모색하는 게 과연 올바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서창석 서울대병원 원장은 "의료진의 의견을 반영해보니 지하 1층 설계도를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며 "음식 냄새를 역겨워하는 환자와 보호자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서 편의시설을 지하 1층에 배치하게 됐다"고 답했다.
첨단외래센터 공사가 민간투자사업을 받아 시작했으므로 특정 기업에 '일감'을 몰아주려는 것 같다는 주장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두산그룹 창업주의 넷째아들인 박용현 이사장이 서울대병원 원장으로 활동할 때 두산그룹이 운영하는 패스트푸드점(버거킹)이 입점했다가 논란이 되자 철수한 적이 있다"며 "이번 공사 컨소시엄에도 두산그룹이 주축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창석 원장은 "건설사·운영사·금융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에서 두산건설[011160]의 지분은 5%에 불과하므로 두산그룹에 편중됐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k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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