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럭키' 흥행 조짐… 코미디 영화 부활 신호탄?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유해진이 주연한 코미디 영화 '럭키'가 개봉 첫날 관객 21만명을 동원하며 올가을 극장가의 새 강자로 등극했다.
그동안 웃음기를 뺀 영화들이 대세였던 한국 영화계에서 '럭키'의 흥행이 코미디 영화 부활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1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럭키'는 개봉 첫날인 13일 21만4천56명을 불러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개봉해 전체 관객 544만명을 동원한 '검은 사제들'의 첫날 개봉성적(19만1천명)을 웃도는 숫자다.
이계벽 감독의 '럭키'는 살인청부업자(유해진)가 목욕탕에서 비누를 밟고 넘어진 뒤 기억상실증에 걸리고, 자신을 무명배우 재성(이준)으로 착각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렸다. 일본의 원작영화를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이다.
'럭키'가 좋은 출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배우 유해진의 공이 가장 크다는 데 이견이 없다.
유해진은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 등 다양한 영화에서 대체 불가능한 감초 연기를 선보이며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여기에 tvN '삼시세끼'에서 이웃집 형 같은 친근함과 인간적인 매력을 발산하며 '국민 호감남'으로 등극했다. 한마디로 '안티'가 없는 배우다.
'럭키'를 본 관객들도 "믿고 보는 유해진", "유해진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라며 유해진의 연기를 높이 평가했다.
이 영화의 투자·배급사 쇼박스 관계자는 "'럭키'는 억지웃음이 아니라 상황에 맞는 표정 연기 하나만으로 웃음을 끌어내는 유해진의 연기력이 돋보이는 영화"라고 말했다.
오랜만에 나오는 코미디 영화라는 점도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좀비, 재난, 역사, 액션 누아르 등 그동안 쏟아진 '센 영화'들에 지친 관객들이 이제는 편안하게 웃으며 볼 수 있는 영화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럭키'에도 살인청부업이 등장하지만, 폭력의 강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10여 년 전만 해도 한국 영화계는 '조폭 마누라'(2001), '두사부일체'(2001)와 같은 조폭 코미디 영화가 붐을 이뤘다.
'투사부일체'(2006) 등 시리즈물까지 쏟아지다가 소재 고갈에 직면하고, 관객들의 피로도 역시 극에 달하자 코미디 영화는 자취를 감췄다.
그 이후로는 '써니'(2011), '7번 방의 선물'(2012), '수상한 그녀'(2014)와 같은 코믹하면서도 감동을 주는 코미디 영화가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국제시장'(2014), '베테랑'(2015), '내부자들'(2015) 등 사회를 비판적으로 그리거나 애국심을 강조하는 영화가 최근 몇 년 사이 주류를 이루면서 극장가에 웃음소리가 잦아들었다. 올해의 경우 지난 6월 개봉한 김혜수 주연의 '굿바이 싱글'(210만명)이 그나마 코미디 영화의 흥행 계보를 이었다.
영화계 관계자는 "영화 제작도 유행을 탄다"면서 "이번에 '럭키'가 흥행에 성공하면 코미디 영화들이 부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60억원이 투입된 '럭키'의 손익분기점은 180만명이다.
올 하반기 최대 블록버스터로 꼽히는 할리우드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의 개봉(10월 25일)이 열흘 이상 남았기 때문에 당분간 '럭키'의 독주가 예상된다.
그러나 10월이 극장 비수기인 만큼 폭발적인 흥행을 장담하기는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화가 유해진에게 지나치게 기대고 있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유해진을 제외하면 나머지 배우들의 연기는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하는 데다, 후반부로 갈수록 전개가 늘어지면서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평도 있다.
fusionj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