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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문화] 김한솔 PD가 밝힌 '임진왜란 1592' 탄생 비화 8가지

    교육 | 09-22 09:06




    화제가 되고 있는 '임진왜란 1592'의 성공이 최근 위축된 KBS의 정통 사극 제작에 다시 불을 지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임진왜란 1592'에 대한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은 정통 사극 제작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가는 KBS로서는 사극 명가의 자존심을 세워준 뜻밖의 성과다.
    최근 KBS는 제작비 부담을 이유로 내년 1월 방송 예정으로 주연 캐스팅까지 마쳤던 대하사극 '다산 정약용' 편성을 백지화해 사극 팬들의 실망을 낳았다.
    감소하는 정통 사극의 인기를 감안할 때 광고 판매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5부작 '임진왜란 1592'는 제작진이 밝힌 제작비가 13억원으로 좋은 기획과 연출, 연기만으로도 얼마든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영화 '명량'에는 19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으며 TV 대하사극 제작에는 보통 100억~300억원이 든다.
    흥행을 보장받기 위해 스타 배우들을 기용하느라 늘어난 제작비로 골머리를 앓는 기존 드라마나 영화 제작 관행을 볼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임진왜란 1592'는 22일 평양성 전투를 담은 4편과 23일 노량해전을 그린 5편이 방송된다.

    ◇ 제작비 아끼기 위해 기발한 고육지책 강구
    '임진왜란 1592'에 대한 호평 가운데는 부족한 제작비와 열악한 제작 여건을 극복해낸 데 대한 찬사가 많다.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작품성도 없는 드라마 제작에 열을 올리면서 '임진왜란 1592' 같은 의미 있는 작품에 턱없이 부족한 예산을 책정한 데 대한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기획 당시 13억원의 예산은 문제가 안 됐다고 한다.
    "외국에서도 팩추얼드라마는 공익적인 성격이 강해 스타들이 출연해도 출연료를 많이 받지 않는 것이 관행입니다. 어쩌다 보니 '임진왜란 1592'의 제작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다른 다큐멘터리 작품과 비교할 때 13억원이란 제작비는 상식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었죠." 연출을 맡은 김한솔 PD의 설명이다.
    다만 제한된 예산 내에서 가능한 많은 것을 담아내기 위해 여러 가지 고육지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무엇보다 '임진왜란 1592'에서 가장 중요하고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해상전투 장면을 바다가 아닌 수원 KBS 드라마센터의 야외 운동장에서 모두 촬영했다.
    바다에서 거북선과 판옥선들이 일본 배들과 교전하는 장면들은 모두 컴퓨터그래픽(CG)으로 처리했는데 총 1천680컷의 CG가 들어갔다.
    보통의 역사 다큐멘터리는 CG가 한 편당 100컷을 넘어가는 일이 없다고 했다.
    '임진왜란 1592'의 CG는 '명량'의 그래픽팀이 전담했다.
    김 PD는 "제작비가 워낙 차이가 났지만 앞서 '명량' 작업을 한 탓에 노하우가 쌓여서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었다"며 "'명량'에선 거북선의 전투장면이 등장하지 않아 그래픽팀에서도 도전과제로 생각해 의욕적으로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제작비를 아끼기 위해 모든 장면에 대한 사전 콘티 작업을 마친 뒤 촬영에 들어갔다. 꼭 필요한 컷만 촬영해 버리는 컷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정통 사극과 역사 다큐멘터리 제작 경험이 풍부한 KBS의 소품, 영상자료, 촬영비법 등 기존 인프라도 제작비를 아끼는 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김 PD는 "제작비가 100억원이 넘는 상업영화와 비교해주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거북선 2층에서 3층으로 막판 하자보수
    어쩌면 '임진왜란 1592'의 주인공은 이순신(최수종 분)도, 도요토미 히데요시(김응수)도 아닌 거북선이다.
    '임진왜란 1592'는 역사적 기록으로서 학계의 가장 선진적인 학설을 바탕으로 거북선을 재창조하고, 베일에 가려진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의 해상전투 전략을 새롭게 재현해내는 성과를 남겼다.
    이를 위해 '임진왜란 1592'는 임진왜란에서 거북선이 처음 투입됐던 사천해전과 당포해전, 한산도대첩을 무대로 거북선과 해상전투 장면을 전례 없이 세밀하게 묘사한다.
    무엇보다 등에 시퍼런 칼날을 빽빽이 꽂은 거북선의 모습은 적을 압도하는 실감 나는 위압감을 느끼게 했다.
    거북선의 용머리도 뱃머리에 기역 자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적선과 충돌할 때 내부로 들어갔다가 포를 쏠 때 돌출하는 새로운 모습으로 묘사했다.
    해상전투는 멀리서 포를 쏘아 조총으로 무장한 일본군에 대응했을 것이란 기존 학설에서 벗어나 최대한 근접전을 펼친 것으로 그렸다.
    거북선은 근접전을 위해 방어선을 뚫고 적진에 들어가는 돌격대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 위해 귀선 돌격장 이기남(이철민)이란 인물을 극의 전면으로 끌어내는 한편 노를 젓고 포를 쏘는 거북선 내부의 모습을 묘사하는 데 공을 들였다.
    이처럼 완성도 높은 거북선이 탄생하는 데도 예상치 못한 산고가 뒤따랐다.
    원래 제작진은 2층 구조로 된 거북선을 상정했다. 1층은 물에 잠기고 2층에 노를 젓는 격군과 포를 쏘는 포군이 같이 있는 구조였다.
    이에 맞춰 CG 작업을 하고 미술디자인도 마쳤다.
    하지만 제작 후반부에 거북선에 대한 새로운 학설을 접하게 됐다.
    전 항공우주연구원장인 채연석 박사가 복원한 거북선은 격군실과 포군실이 상하로 분리된 3층 구조였다.
    "논문을 보고선 지금까지 준비했던 것을 완전히 뒤집어야 했기 때문에 처음엔 무시하려고도 했죠. 하지만 채 박사님의 학설이 신빙성이 있다는 평가가 많아 다 뜯어고쳤습니다."
    거북선 내부 촬영은 수원 드라마센터에 세트장을 새로 만들어 진행했다.


    ◇ "촬영 여건 그렇게 열악한 줄 몰랐다"
    '임진왜란 1592'는 제작비 때문에 촬영도 속전속결로 진행했다. 작년 8월부터 시작된 촬영은 한 달도 채 안 되는 기간에 끝이 났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역을 맡아 신들린 듯한 연기로 화제를 낳고 있는 배우 김응수는 부족한 제작비 때문에 촬영 현장에 물 한 병 제대로 없었고 김밥과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촬영했다고 고백했다.
    김한솔 PD는 이에 대해 "사실이다"라면서 "하지만 촬영할 때는 그렇게 상황이 열악한지 몰랐다"며 자신이 나쁜 연출자라고 털어놨다.
    "선배님(김응수)의 말대로 모두가 미쳐서 했습니다. 물이 있고 없고를 떠나 너무 촬영이 재밌었고, 실제 대본보다 더 좋은 연기와 연출이 나오다 보니 한마디로 광란의 촬영장이었습니다."


    ◇ 리얼리티 때문에 신인 연극배우 캐스팅
    '임진왜란 1592'는 임진왜란을 중세 동북아에서 벌어진 최초의 국제전으로 파악한다.
    피해자인 조선을 중심으로 한 기존 사관에서 벗어나 대륙 침략을 꿈꾼 전국시대 직후 통일된 일본과 명나라를 균형 있게 다룬다.
    이를 위해 3편 전체를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중심으로 당시 일본 정세를 묘사하는 데 할애했는데, 일본에서 제작된 사극 못지않게 사실적인 묘사로 시청자들을 몰입시켰다.
    여기에는 일본 배우들을 참여시킨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 제작진의 분석이다.
    제작진은 가급적 일본 배우들과 일본에서 활동했던 한국 배우들을 많이 캐스팅하려고 했다.
    김 PD는 "기성 배우보다는 신인배우를 많이 출연시키려고 했는데 리얼리티 때문이었다"며 "얼굴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연극판에서 연기를 잘하는 배우에게 일본어로 연기하도록 했더니 진짜 일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시청자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요 배역을 맡은 일본 배우는 4~6명 정도로 오랫동안 일본 드라마 등에서 활약해온 배우 박동하도 포함됐다.
    '임진왜란 1592'의 등장인물은 70~80명 정도고, 500여 명의 보조출연자(엑스트라)가 참여했다.



    <영남매일신문=취재부,정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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