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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광복절 사면 고위층 특혜 논란 최소화해야

(서울=연합뉴스) 법무부는 9일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를 선정하는 사면심사위원회를 열었다. 사면심사위원회는 정부와 협의된 기준에 따라 특사 대상자와 범위를 심사·의결한다. 특사 단행을 위한 공식 절차에 돌입한 것이다. 그간 공석이던 사면심사위원회 외부위원 2명으로 최금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과 손창용 서울대 교수가 전날 위촉된 바 있다. 사면심사위원회는 법무부 및 검찰 인사로 구성된 내부 위원 4명, 외부 위원 5명으로 짜인다. 위원장은 김현웅 법무부 장관이다. 법무장관은 심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친 특사 대상자를 대통령에게 상신하고 대통령 재가를 받게 된다. 이후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대통령이 최종 확정, 공포한다. 현재로선 이르면 11일 특사가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작년에는 8월 13일 국무회의가 열렸지만 올해는 연휴이기 때문에 하루나 이틀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주요 정치인이나 경제인에 대한 사면 여부와 폭이 초미의 관심사인데 사실상 박 대통령의 최종 결단만 남은 셈이다.

이번 광복절 특사는 박근혜 정부로선 2014년 1월 설 명절, 2015년 광복절 70주년에 이어 세 번째가 된다. 박 대통령은 특사에 관해 엄격한 원칙과 기준을 견지해 왔다. 지난 두 차례 사면에서 정치인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경제인의 경우도 중대 범죄에 대한 사면권 행사를 제한하겠다는 대선 공약에 따라 특사 대상을 최소화해 왔다. 이번 특사에서도 정치인은 배제될 것으로 알려졌다.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다. 주요 기업인들의 경우는 일부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아직 남아 있다. 특히 '경제 위기 극복'과 '희망의 전기 마련'이라는 취지가 특사의 배경으로 대두하고 있어 일부 재벌 총수들이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재계에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최근 가석방된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등이 복권 대상으로 거론된다. 또한, 최근 상고를 취하해 형이 확정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이름도 특사 대상으로 오르내린다.

과거 정부의 사례를 보면 특사와 관련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사법 시스템 훼손에 대한 우려와 사면권 남용이라는 비판이 컸다. 이번 특사는 현 정부의 지난 두 차례 사면과 마찬가지로 그간의 원칙과 명분에서 크게 벗어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특혜 시비를 부를 수 있는 주요 인사에 대한 사면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본다. 지난달 초 광복절 사면 방침이 알려졌을 당시엔 정·재계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최근 들어선 분위기가 좀 달라진 것 같다. 이번 특사가 생계형 사범과 중소기업인 위주로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진다. 예외없는 원칙은 없다고들 하지만 예외가 많을수록 명분을 얻기 힘들다. 사면권 행사도 특혜 논란이 커질수록 정당성을 잃을 수 있다. 사법 체계의 근간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정치·사회적 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특사가 돼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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