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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싸게 나왔다" 기획부동산 사기 40대 여성 구속
개발호재 있다며 투자자 끌어들여…'돌려막기' 끝에 덜미

(안양=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2004년 결혼하면서 다니던 회사를 퇴사한 김모(41·여) 씨는 새로운 일거리 찾기에 골몰하던 중 무속인으로부터 "부동산 일을 하면 대박이 난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졌다.
이듬해 김씨는 동네 부동산에서 업무보조로 일을 시작해 우연히 만난 '기획부동산' 업자로부터 투자를 권유받았다.
김씨는 자신이 투자한 토지가 일주일 만에 팔려 3배 이상의 차익을 내자 "이거다"라고 생각했다.
곧바로 김씨는 "곧 개발이 될 것"이라며 지인 3~4명을 끌어들여 경기도 화성시 소재 임야를 매입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애타게 기다리던 개발소식은 들려오지 않았고, 토지는 되팔 수도 없는 상황이 됐다.
지인들에게 약속했던 수익금을 지급해야 했던 김씨는 이때부터 다른 투자자를 모집해 수익금 '돌려막기'를 시작했다.
수년간 돌려막기를 하던 김씨는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사기 행각을 벌였다.
그는 2010년 말 2억 4천여만 원에 매입한 화성 송산그린시티 인근 토지 5천600여㎡를 미끼로 전 직장동료와 고교동창을 상대로 "싸게 나온 땅이 있다"며 투자금을 받아 챙겼다.
우선 매입한 뒤 공장 용지 등으로 허가를 변경하면 큰 차익을 볼 수 있다고 꾀는 수법이었다.
투자자 대부분은 유명 여대를 졸업하고 공인중개사 자격을 취득한 부동산 투자 전문가라는 김씨의 거짓말에 속아 넘어갔다.
더욱이 김씨는 팔리지도 않은 해당 토지에 대해 "땅이 잘 팔렸다"며 투자금의 20% 가량을 수익으로 되돌려줬다.
이후에도 김씨는 매입하거나 매각한 바 없는 토지를 두고 "개발 호재가 있다", "땅이 잘 팔렸다"는 말을 반복하며 수익을 챙겨주는 식으로 투자금을 새로 받아 지급하는 돌려막기를 계속했다.
그러나 올해 초 한계에 다다른 김씨는 투자자들에게 돈을 돌려주지 못해 추궁을 받던 중 잠적했다.
그제야 피해 사실을 알아차린 투자자 21명은 김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김씨가 투자자들로부터 모두 436억 원을 받아 돌려막기를 하면서, 13억7천여만 원을 가로챈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부동산에서 일하면서 어깨너머로 중개업 일을 배운 게 전부였으나 화려한 언변으로 친분이 있는 피해자들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였다"며 "피해자들은 김씨가 고급 아파트에서 살면서 외제차와 명품 가방 등을 샀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 안양만안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의 혐의로 김씨를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ky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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