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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주년 맞은 '건대항쟁' 현장에 인권현장 표석 설치된다
서울시 '인권현장 표석화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서울시가 올해 30주년을 맞은 '10·28 애학투련 건대항쟁'이 발생했던 건국대 서울캠퍼스에 인권현장 표석을 설치한다.
26일 건대항쟁 기념사업회인 '청년 건대' 등에 따르면 서울시와 건국대 관계자들이 이번 주에 만나 캠퍼스를 돌아보며 인권현장 표석이 놓일 자리를 검토하고, 표석에 새길 내용을 협의하기로 했다.
건대항쟁은 1986년 10월 28일부터 67시간 동안 건국대에서 전개된 학생 민주화 운동을 일컫는다.
당시 전국 26개 대학 학생 2천여명이 전두환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학생운동조직인 '전국반외세반독재애국학생투쟁연합(애학투련)' 발대식을 갖고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포위됐다. 3박4일간 시위를 계속하던 학생들은 헬기까지 동원한 경찰의 진압작전으로 1천447명이 연행됐다.
당시 단일 사건으로는 최대인 1천288명이 구속됐고, 이듬해 6월 민주화 뿌리가 된것으로 평가될 정도로 이 사건은 1980년대 대표적인 학생운동 사건중 하나였다.



서울시는 광복 70주년이던 지난해 '인권 도시 서울'을 만들겠다고 밝히면서 인권사적 가치가 높은곳에 표석을 놓는 '인권현장 표석화 사업'을 시작했다.
'국가폭력' 현장에는 역삼각형, '시민저항' 현장에는 원형, '제도 개혁' 현장에는 사각형 등 모양이 다른 표석이 놓인다. 표석은 황동으로 만들어지며 크기는 가로·세로 35㎝ 정도다.
시는 건대항쟁을 '국가폭력'의 현장으로 판단하고 역삼각형 표석을 설치할 방침이다. 시는 건대 외에도 서울 시내 40여 곳에 인권현장 표석 설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표석 설치 협의 과정에서 서울시가 관련 공문에 표기한 사건 명칭 등으로 인해 청년건대측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시가 건대측에 보낸 공문에 건대항쟁을 '건국대 구속 사건'으로 지칭했고, 또 표석 문구 예시로 '민주화 요구 농성 학생 중 1천288명을 투옥한 사상 최대 인신구속사건'이라고 적은 점이 지적됐다.
청년 건대 관계자는 "건대항쟁의 본질이 아니라 학생들이 많이 구속됐다는 점에만 초점을 맞춰서 깜짝 놀랐다"며 "연세대 앞에 '이한열 사망 현장'이라고 표석을 세우는 꼴 아니냐"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문에 적은 예비 명칭은 표석 선정 자문위원회의 표기를 따른 것"이라며 "변경 요청을 받아들일 것이고 앞으로도 협의를 통해 표석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해명했다.



hy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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