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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낙태 한센인' 오늘 소록도서 국가상대 특별재판
새벽부터 내려가 종일 심리…증인 5명 신문·현장검증

(고흥=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올해 개원 100주년을 맞은 국립소록도병원에서 한센인들의 단종(정관수술)·낙태 피해 실상을 직접 듣는 특별 재판이 20일 처음으로 열린다.
피해 한센인 139명의 국가 소송 2심을 맡은 서울고법 민사30부(강영수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9시4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소록도병원 2층 소회의실에서 특별 기일을 열고 한센인과 정부 측 입장을 종일심리한다.
이를 위해 재판부뿐 아니라 양측 변호사들, 법원 실무관, 법정 경위, 취재진 등 모두 수십 명이 서울에서 400여㎞ 떨어진 전라남도 고흥으로 이날 새벽 내려간다.
재판부는 피해 한센인 당사자와 과거 소록도병원에서 일했던 의료진 등 증인 5명을 병원에 마련한법정으로 불러 ▲ 단종·낙태가 국가정책적으로 시행됐는지 ▲ 본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됐는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소록도병원에 남아 있는 단종 수술대, 인체해부대, 감금실, 사망 한센인을 불태운 화장터 등도 점심 직후 시간을 이용해 직접 둘러본다.
한센인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같은 내용의 소송은 현재 5건이 계류 중이지만 법원이 사건 현장 소록도를 직접 찾아 실체 파악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에서 한센인 단종이 시작된 것은 일제강점기인 1935년 여수에서부터다. 한센병이 유전된다는 잘못된 믿음이 낳은 정책이었다.
소록도에서는 1936년 부부 동거의 조건으로 단종수술을 내걸었다. 소록도뿐 아니라 인천, 익산, 칠곡, 안동 등 각 지역 국립 요양소·정착촌도 비슷했다.
피해 한센인 500여명은 2011년부터 국가를 상대로 1인당 5천만원을 배상하라는 5건의 소송을 제기해 1·2심에서 단종피해 3천만원, 낙태피해 4천만원 배상 판결을 받았다.
정부가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며 재판은 현재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일제시대 이후 강제 단종·낙태는 없었으며 학대 주체로 지목된 당시 의료진은 오히려 한센인을 헌신적으로 돌본 봉사자"란 입장이다.



bangh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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