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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으로 조직 폐지해도 해고막으려 않고 무조건 해고 안돼"
일진전기 통신사업부 6명 해고…법원 "업무호환성 높은데도 해고회피 노력 부족"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매출 감소와 적자 누적으로 통신사업부를 폐지한 일진전기가 소속 근로자 일부를 해고한 조치는 부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부서를 폐지해야 할 경영상 필요는 인정되지만, 근로자 전환배치 등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는 취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장순욱 부장판사)는 일진전기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중전기기 및 전선 전문기업인 일진전기는 2014년 하반기 통신사업부 폐지를 결정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누적 적자액이 104억원에 달해 그대로 뒀다가는 회사 전체 경영까지 악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당시 국내 유선통신망 기반이 대부분 구축된 데다 무선통신망 발전으로 유선 케이블 수요가 감소해 동종업계 상당수가 불황이었다.
회사는 통신사업부 소속 근로자 56명 중 30여명에게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극히 일부는 다른 부서로 배치했다. 남은 인사 6명에겐 해고를 통보했다.
하지만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이어 중앙노동위원회까지 이를 부당해고로 판정하자 사측은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통신사업부가 독자적 사업부문이었던 만큼 부서 폐지에 따른 통상 해고는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었다. 시장 규모가 급감해 거액의 누적 적자까지 발생한 상황이라 경영상 필요에 따른 정리해고로도 볼 수 있다는 주장도 폈다.
법원은 경영상 필요는 인정했지만 통신사업부가 독자 사업부문이란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업부마다 생산제품이 다르지만 본사가 경영을 총괄했고, 통신사업부가 다른 사업부와 함께 전선사업본부에 속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사업부별 생산제품이 모두 전기와 관련돼 있어 업무별 호환성이 없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회사 측 조치는 사업체 전부를 폐업한 것이라기보다 '사업 축소'에 해당한다고 봤다. 그런데도 회사측은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고 법원은 지적했다.
재판부는 "사측이 2013년을 제외하고는 최근 몇 년간 직원 기본급을 인상했고, 이들을 정리해고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일부 부서의 채용 공고를 냈다"며 "사측이 해고자들의 전환배치 노력을 다하지 않은 것으로 볼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회사 전체 매출액이 1조원에 달하고, 국내 전선시장 3위권을 지키고 있는 등 회사 규모를 고려하면 해고자 6명에게 대체 일자리를 제공할 여력이 충분히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s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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