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프린트
• 스크랩
• 이전
• 다음

1. 
2. 

3代가 함께 대회장 찾은 韓中가족 "소풍 나온 기분입니다"
우푸 씨, 중국인 부모·한국인 남편·두 아들과 함께 참가

(고양=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배드민턴 축제가 열린다고 해 다 같이 왔죠. 아이들도 재미있어 하고, 친정 부모님도 다문화 이웃을 많이 만날 수 있어 즐겁다고 하세요."
21일 경기 고양시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 전국 다문화가족 배드민턴 대회'에 참가한 우푸(吳瀑·32) 씨는 중국 선양(瀋陽) 출신으로 2009년 한국인 남편과 가정을 꾸렸다.
서울 상도동에 사고 있는 우 씨는 이날 대회에 친정 부모님·남편·두 아들과 함께 참가했다.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와 고양시체육회가 주최한 이 대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다문화 가족 700여 명이 찾아왔다.
부부와 자녀로 이뤄진 3~4인 가족이 대부분인 가운데 우 씨 가족은 6명이 총출동했다.
"아이들이 7살·5살이어서 주말에는 나들이를 자주 가거든요.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배드민턴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참가 신청을 했죠. 친정 부모님도 모시고 오게 돼 소풍 나온 기분이 드네요."
우 씨는 2005년 유학생 신분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국내 대학에서 관광경영학을 전공했으며, 남편 이창헌 씨와는 지인의 소개로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다.
"성실한 모습에 끌렸죠. 대화해볼수록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결혼을 결심했습니다. 가정을 꾸리고 사는 데 한국이든 중국이든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아요. 사람 사는 모습이 다들 비슷해서 그렇겠죠? 아이들을 밝고 건강하게 키우는 게 가장 큰 목표랍니다."
우 씨 부부는 첫 아이 출산을 앞두고 육아에 도움을 청하고자 2009년 중국에서 친정 부모님을 모시고 와 함께 살게 됐다.
"제가 외동딸이거든요. 시부모님은 연세가 높으시고, 한국에서는 딱히 도움을 청할 데가 없어서 친정 부모님께 부탁했죠. 늘 감사하면서도 죄송한 마음이 없지 않아요. 부모님께서 비자를 1년마다 갱신해야 하거든요. 혹시나 갱신이 안 되면 당장 중국으로 돌아가셔야 해 불안한 마음이 크죠. 한국 정부의 비자 정책이 저희 같은 다문화 가정의 현실을 잘 살펴줬으면 합니다."
우 씨는 국내 화장품 대기업에 다니는 '워킹맘'이기도 하다. 배드민턴 대회 참가를 앞두고 퇴근 후 틈틈이 짬을 내 남편과 함께 동네 놀이터에서 연습했다고 한다.
"올해 처음 참가여서 1승이라도 하는 걸 목표로 했죠. 대회장에 와보니 참가자들 기량이 무척 뛰어나더라고요.(웃음)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도 대회에 꼭 참가하고 싶어요. 배드민턴을 연습하면서 땀 흘리는 것도 보람 있고, 다른 다문화 가족과 만나 얘기를 나누는 것도 즐겁네요."
우 씨의 부친인 우청팡(62ㆍ吳成芳) 씨는 "한국에서 다문화 가정을 위해 이렇게 큰 행사가 열리는 것을 보니 그만큼 우리를 잘 대우해준다는 생각에 감사한 마음이 크다"면서 "딸과 사위, 손자들이 한국에서 건강한 가정을 꾸리고 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newgla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