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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 팔미라 주둔에 "문화재 훼손할라" 우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고대 유적이 완전히 발굴되지 않은 시리아의 팔미라 유적지에 러시아군이 소규모지만 군 기지를 건설한 데 대해 자칫 미발굴 유적지가 훼손될 우려가 나온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문화유적이 조준선에 걸리면"이라는 제목으로 이런 우려를 전하면서 그리스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 중국 베이징 자금성의 여름별장, 벨기에의 대학도시 루벤 등 문화유적이 과거 전쟁 등으로 파괴된 전례를 일일이 소개했다.
이 신문은 미국 동양학연구회의 '문화유적 보존 운동' 팀이 러시아의 군 기지가 팔미라 고대 유적지와 매우 가깝다고 지적한 사실을 전하면서 군 기지가 부비트랩 등 폭발물 제거 전문가들의 임시 숙소라는 러시아 해명도 곁들였다.
다만 군 기지를 만들기 위해 불도저로 모래 갓길 둔덕을 밀고 아스팔트를 깐 새 진입로를 낸 점, 대공미사일을 포함한 방어 무기가 기지를 에워싼 점은 우려를 사고 있다.
NYT는 대공미사일이 있다는 게 러시아 기지가 공습 목표가 될 수 있음을 방증한다면서 공습이 이뤄진다면 팔미라의 미발굴 유적도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대 동서 교역 도시로 1~2세기에 건설된 유적이 많은 팔미라는 작년 5월 수니파 이슬람 급진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에 점령됐다가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군에 지난 3월 탈환됐다.
IS는 점령 기간에 팔미라의 대표 유적인 바알 샤민 신전과 벨 신전, 고대 묘지와 조각상 등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을 우상을 숭배하지 말라는 이유로 잇따라 파괴했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종교와 무관하지만 팔미라를 대표하는 유적으로 첫 손에 꼽히는 개선문을 파괴해 세계적 공분을 샀다.
시리아는 팔미라 탈환 후 유적을 조사한 결과 보존 상태가 의외로 양호해 복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복구 작업을 추진 중이다.
전쟁으로 문화유적이 파괴된 사례로는 17세기 베네치아 공국이 당시 오토만 제국 치하의 그리스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을 포격해 기둥 28개를 무너뜨린 사건이 거론된다.
영국과 프랑스가 18세기 베이징 자금성의 여름별장에 불을 놓아 수백명이 숨진 사건, 1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이 벨기에 대학도시 루벤에 방화해 중세와 르네상스 작성된 기록 20만점이 재로 사라진 사건 등도 같은 부류로 묶인다.


tsy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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