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현 노래 저작권은 신씨 그러나 음반 저작권은 제작자에 있어
대법 "작사·작곡·연주·가창은 음반제작의 부수적 역할"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록의 대부'로 불리는 싱어송라이터이자 기타리스트인 가수 신중현 씨가 작사, 작곡해 연주하고 부른 노래를 녹음한 음반의 저작권은 신씨가 아닌 음반제작자에게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저작권법은 노래를 작사, 작곡한 저작권자가 갖는 권리와 별도로 음반 자체의 저작권도 인정해 음반의 복제와 배포, 대여, 전송 권한을 부여한다. 이를 원저작자권자가 갖는 권리와 유사하다고 해 '저작인접권'이라고 부른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8일 신씨가 음반제작업체 예전미디어를 상대로 낸 저작인접권 부존재 확인소송 상고심에서 신씨가 음반의 복제권과 배포권, 전송권 등 저작인접권을 갖고 있지 않다는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다만 음반 대여권 부분은 음반이 만들어진 당시의 저작권법에 관련 규정이 없었다며 각하했다.
재판부는 "옛 저작권법은 녹음 자체를 창작행위로 보고 있으므로 원저작물을 음반에 녹음한 자는 원저작자와는 별개로 새로운 저작자가 된다고 해석된다"고 밝혔다.
이어 "음반 제작 비용을 전부 부담했고 제작된 음반의 판매를 자신의 책임 하에 수행한 자가 음반의 제작과정을 전체적으로 기획하고 책임을 진 법률상의 주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작사와 작곡, 편곡, 연주, 가창 행위는 음반의 구체적인 녹음 과정에서 사실적, 기능적으로 기여한 것에 불과해 법률상의 주체라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자신의 비용으로 노래를 녹음한 제작자가 음반의 법률상 주체이며 작사가, 작곡가, 연주가, 가수는 음반 제작의 부수적인 역할에 그친다는 취지다.
다만, 신씨의 노래가 녹음된 음반의 저작인접권이 제작자에게 있다는 의미로, 신씨가 작사·작곡한 노래의 저작권까지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신씨와 음반제작자 박모 씨는 1968년부터 1987년까지 238곡이 수록된 음반 28개를 만들었다. 신씨는 작사, 작곡, 편곡, 연주, 가창을 맡고 박씨는 녹음실 대여와 음반 녹음, 판매 등을 전담했다.
박씨는 1993년 7월 자신이 제작한 모든 음반의 복제, 배포, 대여, 전송 등의 저작인접권을 양모씨에게 양도했다. 양씨는 1993년 9월 이 권리를 다시 음반제작회사 SKC에 넘겼다. SKC는 1996년 음반 저작인접권을 예전미디어에 양도했다.
신씨는 2012년 이 회사를 상대로 음반에 대한 저작인접권이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확인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음반제작자는 음을 음반에 고정하는 작업을 전체적으로 기획하고 책임을 지는 자로 작사, 작곡, 편곡, 연주, 가창을 담당한 신씨가 음반제작자에 해당한다"며 신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은 "음반 자체의 저작권자는 물리적 녹음 행위에 종사한 사람이 아니라 자기의 계산과 책임으로 녹음한 사람"이라며 청구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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