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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케냐 체류 자국민들 중국송환에 반발…중국은 '칭찬'(종합)
마잉주 총통 "우리 국민 강제 연행은 정의 위배되는 불법 조처"
중국 "케냐는 오랫동안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해왔다" 평가

(서울·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 기자 이준삼 특파원 = 중국이 케냐에서 불법을 저지른 혐의로 체포됐다가 무죄로 석방된 대만인 8명을 중국으로 강제송환한 데 대해 대만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밀입국했다는 이유로 케냐 당국에 체포됐던 중화권의 77명 가운데 일부로, 대만이 케냐와 외교관계가 없는 탓에 개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중국이 대만과 상의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이런 조치를 단행했다.
이에 친중 인사인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도 발끈하면서, 중국과 대만 관계에 이상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마 총통은 11일 "대륙(중국)이 사전 통보 없이 우리 국민을 강제 연행한 것은 정의에 위배되는 불법 조처"라면서 대륙위원회·법무부 등 관련 부서에 대해 중국 측과 즉각 석방 교섭에 나서라고 지시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마 총통은 그러면서 당일 양안·국제문제 회의를 소집하는 한편 중국이 케냐에 남아있는 다른 대만인들도 강제 송환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대만 외교부는 "중국으로의 강제 송환은 사법절차를 무시한 비문명적인 불법 납치이며 엄중한 인권 위반"이라며 8명을 즉각 석방해 대만으로 송환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케냐의 조치를 "높이 평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는 것은 중국과 세계 각국이 관계를 발전시키는데 있어서 하나의 중요한 전제이자 필요한 기초"라며 "케냐가 오랫동안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해온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이 대만인 8명을 중국 송환한 사건은 독립 성향이 있는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당선인의 다음 달 취임을 앞두고 양안 관계가 자칫 악화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발생해 주목된다.
이번 사태는 2014년 11월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대만인 28명이 포함된 중화권 밀입국자 77명이 전화·전신 사기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된 데서 비롯됐다.
재판에 회부된 37명의 중화권 상인 중 대만인 23명이 지난 5일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현지 당국으로부터 거주지 제한과 함께 21일 이내 출국하라는 명령을 받은 상황에서 그 가운데 8명을 중국이 남방항공 여객기로 중국으로 보냈다.
대만은 케냐와 외교관계가 없는 탓에 남아공 주재 대사관 외교관을 케냐 나이로비에 급파했고, 해당 대만인들도 변호사를 고용해 현지 법원으로부터 중국 압송을 금지하는 판결을 받아냈으나, 중국의 지연 전술로 송환을 막지 못했다.
중국이 대만인을 임의로 중국에 압송한 사건은 2011년 초에도 있었다. 당시 필리핀 당국은 대만인 14명이 포함된 월경 전신 사기단 24명을 체포해 중국의 요구로 중국에 강제 송환했으며, 이 때문에 사법관할권 논쟁이 벌어졌다.
대만은 중국과 4개월간 협상한 끝에 자국인들을 귀국시켰다.
sd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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