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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총리 비자금스캔들 '수렁'…해외서도 비리의혹 조사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비자금 스캔들의 수렁에 깊이 빠져들면서 최악의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정적들의 사퇴 압박 속에 비리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는데다 해외 사법당국의 조사도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룩셈부르크 검찰이 말레이시아 국영투자기업 1MDB의 자금 유용과 돈세탁 의혹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고 AFP 통신 등 외신들이 1일 전했다.
룩셈부르크 검찰은 1MDB 자금이 자국과 싱가포르, 스위스에 있는 계좌를 통해 유용됐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1MDB의 채권 발행과 관련된 수억 달러의 자금 흐름이 조사 대상이다.
1MDB는 나집 총리가 국내외 자본을 유치해 경제개발 사업을 벌이려고 2009년 설립해 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다.
2013년 말레이시아 총선을 앞두고 1MDB의 자회사 등을 통해 나집 총리 계좌에 6억8천100만 달러(약 7천797억 원)가 입금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1MDB가 비자금 조성 의혹 사건의 중심에 서 있다.
현재 미국, 스위스, 싱가포르, 홍콩의 사법당국이 자국 내 금융기관과 관련된 1MDB의 자금세탁 의혹 등을 조사하고 있다. 스위스 검찰은 지난 1월 말 1MDB 운영 펀드에서 약 40억 달러(4조5천800억 원)의 유용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말레이시아 수사당국 문건을 인용해 나집 총리 부부가 1MDB를 통해 조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비자금으로 의류, 보석 등 1천500만 달러(약 172억 원)어치의 사치품을 샀다는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다.
말레이시아 검찰이 지난 1월 나집 총리 계좌에 들어온 뭉칫돈이 사우디아라비아 왕가의 '선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사건을 종결했지만 비리 의혹은 확산하고 있다.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총리와 일부 야당 지도자, 시민운동가 등이 나집 총리 퇴진 운동을 벌이고 변호사협회가 검찰총장의 사퇴를 요구하자 경찰이 선동 혐의에 대한 조사를 벌이는 등 말레이시아 정국이 격랑에 휩싸여 있다.
나집 총리는 최근 "국가 지도자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선거뿐"이라며 자신에 대한 비리 의혹을 부인하며 사퇴 요구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kms123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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