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독]<인터뷰> 박승규 이사장 "장애인 직업훈련에 더 많은 투자해야"
장애인기능올림픽 6연패 이끌어…"대기업, 장애인 고용 앞장서 줬으면"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 계기 되길…편견 없애야"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한국이 장애인기능올림픽 6연패라는 새 역사를 창조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좋은 성적을 유지하려면 장애인 훈련원을 신설하는 등 장애인 직업 훈련에 더욱 많은 투자를 해야 합니다."
프랑스 보르도에서 열린 제9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의 한국팀 선수단장인 박승규(73)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은 28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한국은 26일 폐막한 이번 장애인기능올림픽에서 금메달 14개, 은메달 8개, 동메달 2개로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지난 4회 호주 대회부터 이번 9회 프랑스 대회까지 6회 연속 우승했으며 통산 7번 정상에 올랐다.
박 이사장은 "이번 대회에서 보여줬듯이 장애인도 비장애인에 못지않은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시민과 기업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자신도 장애인인 박 이사장은 2014년부터 장애인고용공단을 이끌어오고 있다.
다음은 박 이사장과 문답 요지.
-- 한국이 장애인기능올림픽 6연패를 달성했는데 선수단장으로서의 소감은.
▲ 프랑스 대회에 참가하기 전에 많이 걱정했다. 참가국 기량이 평준화됐을 뿐 아니라 프랑스에서 대회가 열려 개최국인 프랑스에 유리하지 않을까 염려했다. 그러나 선수들이 열심히 훈련해 대회 6연패, 7회 종합 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창조했다. 선수의 노력과 국민의 관심,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우승했다. 감사하다.
--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좋은 성적을 거뒀으나 48개 직종 가운데 9개에 불참하고 39개만 참가했다. 어떤 이유에서인가.
▲ 조경, 항공정비, 레스토랑 서비스 등 9개 직종은 장애인 선수를 가르치는 훈련원이 없다. 선수가 없어서 참가하지 못 했다. 그동안 한국이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이 성적을 유지하려면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특히 수도권과 대도시에 장애인 훈련원을 신설해서 장애인들에게 기능을 가르쳐야 한다.
-- 전국 장애인 기능 교육 시설 현황은 어떤가.
▲ 일산, 대전, 대구, 부산, 함평 등 전국 5곳에만 장애인직업능력개발원이 있다. 수도권과 대도시에 한시바삐 교육시설을 추가 설립해야 한다. 장애인들이 집 가까운 곳에서 출퇴근하면서 기능을 배울 수 있는 센터가 꼭 필요하다.
-- 장애인 시설 건립에는 해당 지역 주민 반대 목소리가 큰데.
▲ 장애인고용공단이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동대문구 제기동 성일중학교 내에 발달장애인 훈련센터를 지으려고 하는데 지역 주민 반대로 1년 넘게 공전하고 있다. 대단히 실망스럽다. 장애인 가운데 90% 이상은 사고나 질병 등 후천적인 요인으로 장애를 얻게 된다. 모두가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문제를 해결했으면 한다.
-- 장애인기능대회에서 한국이 좋은 성적을 냈지만, 장애인 취업은 여전히 힘든 상황인데.
▲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교육 시설 부족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얽혀 있다. 장애인을 한 번 고용한 업체는 장애인을 계속 고용한다는 통계가 있다. 시민과 사회, 기업 모두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버려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 보여줬듯이 장애인도 비장애인에 못지않은 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 기업에 필요한 기능을 장애인이 습득하도록 국가가 장애인 기능 훈련 시설을 추가로 설립하는 등 획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 기업의 장애인 고용 상황은 어떤가.
▲ 장애인을 상시 근로자 가운데 2.7% 이상 채용하도록 하는 고용의무제가 법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장애인고용부담금을 낸다. 그런데 이행률이 50%밖에 안 되고 중소기업보다 오히려 30대 대기업 집단이 장애인 고용률이 낮다. 대기업에서 장애인 고용에 앞장서줘야 한다.
-- 과거보다는 나아졌지만, 장애인에 대한 시민과 사회의 편견과 차별이 여전한데.
▲ 과거보다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은 많이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기업은 장애인 고용을 꺼리고 장애인도 다리를 절면 남들이 자신을 볼 것 같아 숨는다.장애인이 비장애인과 함께 공동생활을 하면서 이런 편견을 없애 나가야 한다. 어린이 프로그램에서도 자연스럽게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노래하고 춤추고 보통 사람처럼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면 편견이 없어질 것이다. 말로만으로는 안된다.
sungjin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