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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서 난민범죄 늘자 '용의자 국적 보도' 찬반 논란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범죄 관련 기사를 다룰 때 용의자의 국적과 종교를 기술하면 안 된다는 보도준칙을 두고 독일 언론계가 갑론을박하고 있다.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9일(현지시간) 인쇄 매체의 자체감독기구 격인 독일언론협회가 기존 보도준칙을 유지하기로 하자 논란이 일고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언론협회가 1973년 마련한 준칙은 소수자 보호와 선입견 방지를 위해 국적과 종교의 보도금지를 원칙으로 삼되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만 예외적으로 해당 사항을 보도할 수 있게끔 규정했다.
루츠 틸만스 언론협회장은 준칙이 표현의 자유를 막거나 보도활동을 위축시키면 안 된다는 데에는 모두가 뜻을 같이한다면서 기술 여부의 최종 판단은 결국 편집자들의 자율에 맡겨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유지 결정 전에는 보도준칙을 직업윤리의 의무사항이라고 강조하며 자칫 국적과 종교를 전하는 것이 차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독일에선 지난 연말 일어난 쾰른의 난민 집단 성범죄 사건 이후 이 준칙이 언론계 현장에서 내내 논쟁적 사안으로 남아있다고 도이체벨레는 지적했다.
당시 북아프리카계가 용의자로 많이 거론됐지만, 매체들은 초기에 이를 다루지 않았거나 이후에도 자세하게 알리지 않아 '거짓언론'으로 비판받았다.
대중지 빌트의 타니트 코흐 수석에디터는 "준칙 적용은 언론 불신을 부채질할 뿐"이라고 했고, 작센주 일간지 제히지셰차이퉁의 우베 페터리크 편집장은 독일인이든, 외국인이든 앞으로도 계속 국적을 기술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터리크 편집장은 특히, 그런 내용을 쓰지 않으면 독자들은 용의자가 난민신청자라고 짐작하는 경향이 더 있다는 조사 결과도 옮겼다.
또한, 독일신문발행인연합은 전파가 빠른 소셜미디어 특성을 예로 들며 언론의 보도 여부와 관계없이 국적과 연령 같은 정보는 제3의 매개로 이미 알아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un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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