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합 콘텐츠 억지로 채우지 않고 차근차근 풀어나가겠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부산 북항 재개발을 책임진 부산항만공사의 우예종 사장은 "부산이 가지고 있지 않은 완전히 새로운 시설을 유치해 북항 재개발지역을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은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우 사장은 4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북항 재개발의 확고한 원칙 가운데 하나가 이미 부산이나 국내 다른 지역에 있는 기업이나 시설을 이전하는, 다시 말해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러 차원에서 계획에 얽매여 시한에 맞추느라 무리하게 콘텐츠를 채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그는 잘라 말했다. 계획보다 늦어지더라도 애초 세운 북항 재개발의 목표와 비전을 유지하기 위해 적합하지 않은 시설들을 억지로 짜맞추는 식으로 성과를 내려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 재개발사업은 계획대로 진척되고 있나
▲ 부산신항으로 기능이 옮겨간 북항의 재래부두 일대 152만여㎡를 국제적인 해양관광·업무중심지역으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이다. 정부 지원 1천억원을 포함해 2조원 이상을 투입한다. 중앙부두에서 1부두까지 1차 구간의 호안건설 및 매립공사가 97% 진행됐으며 2017년에 상부 기반시설까지 마무리한다. 1부두에서 연안여객터미널까지 2차 구간은 올해 상반기에 착공할 예정이다.
2차 구간은 애초 2019년까지 준공할 계획이었으나 매립을 최소화해 기존 해안선을 보존하고 친수공간을 확대하는 쪽으로 변경을 추진하려 하고 있어 조금 늦어질 수도 있다.
-- 북항 재개발의 성공은 어떤 콘텐츠로 채우느냐에 달려있지 않나.
▲ 막대한 돈을 들여 조성한 땅에 어떤 콘텐츠를 가져다 채우느냐가 정말 중요하다. 중앙정부, 부산시와 협의를 거치고 시민의견을 수렴해 여러 차례 보완한 끝에 지금의 계획이 마련됐다. 목표와 비전을 달성하려면 가장 적합하고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시설들이 들어서야 한다. 세계경제 침체 등으로 여건이 녹록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시한을 맞추느라 무리하게 콘텐츠를 채우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 부산은 물론 국내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기능이나 시설, 기존 시설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줄 수 있는 것들을 골라서 유치할 생각이다.
-- 계획보다 진척이 늦어져도 좋다는 의미인가.
▲ 외국인 등의 투자가 원활하게 이뤄져 계획대로 마무리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여건이 그렇지 못하다면 차라리 천천히 기회를 보는 게 무리해서 어울리지도 않는 시설들로 채우는 것보다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한다. 부산의 랜드마크가 되어야 할 공간인 만큼 부산시 도시계획에 맞춰 적절한 기회를 봐가면서 가장 가치가 높은 시설들을 차근차근 채워야 한다. 이를 위해선 부산시와 항만공사가 끊임없이 토론하고 조율해야 할 것이다. 북항 재개발 지역은 교통접근성, 옛 경제 중심지와 인접성, 수려한 경관 등 여러 면에서 우수한다는 평가를 국내외에서 받고 있다.
-- 복합리조트, 마리나 등 민자로 건설하기로 한 핵심시설 투자 유치 상황은
▲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경제여건 때문에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카지노, 호텔, 컨벤션시설 등이 함께 들어서는 해양문화지구 내 복합리조트의 경우 토지를 매입해 지어야 하기 때문에 투자자의 초기 비용부담이 큰 게 걸림돌이 되고 있다. 땅값만 6천억원에 이른다. 이런 매몰비용을 줄여주기 위해 부산시와 협의 중이다. 하반기에 부산시와 함께 IR팀을 구성해 외국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마케팅하면서 그쪽의 요구조건에 최대한 맞춰주는 쪽으로 유연하게 대안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마리나 시설은 항만공사가 기반시설을 설치해 주고 민간사업자가 운영만 맡도록 하도록 해서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 토지를 매각하는 대신 빌려주면 초기비용을 줄일 수 있지 않나
▲ 장기 임대방식이 초기 부담을 확 줄일 수 있고 그만큼 투자 매력이 커진다. 부산시와 함께 그런 쪽으로 방안을 마련하려고 한다. 국가가 땅값을 지원해 주거나, 항만공사가 외부에서 돈을 빌려 충당할 수 있게 부채 비율 적용에 탄력성을 부여하는 것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 재개발지역은 현재 간선도로와 철도로 기존 시가지와 단절돼 있다. 접근성을 높일 대책은
▲ 부산역과 연결하는 보행 덱을 건설한다. 올해 착공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봐선 당분간은 기존 시가지와 연결성이 부족한 상태가 이어질 것 같다. 재개발지역 옆을 지나는 간선도로인 충장로의 지하차도화가 마무리되면 인도와 자전거도로가 새로 확보되거나 넓어져 한층 쾌적한 여건에서 사람들이 통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 철도 조차장과 컨테이너 장치장이 이전하고 나면 기존 시가지 접근성이 한층 좋아질 것으로 본다. 서구 암남동 송도에서 자갈치시장, 롯데타운, 북항재개발지를 거쳐 남구 문현동, 서면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조성하는 계획도 마련돼 있다.
-- 해양수산부가 자성대부두 재개발 계획을 발표했고 부산시도 북항 일부의 해양산업특구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 신항에 새 부두들이 건설되고 있다. 항만의 기능 재배치 또는 전환 추이를 봐서 유휴시설이 생기면 지역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점진적으로 재개발하는 게 맞다고 본다. 서두르지 말고 수요와 공급 측면을 면밀히 살펴 부산, 나아가 한국에 필요한 기능을 확보할 기회가 오면 적절하게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장기적으로 북항과 마주한 영도 해안을 항만공사가 함께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 영도는 부산의 보물섬이나 마찬가지이다. 영도까지 제대로 재개발되어야 진정으로 아름다운 해양도시가 될 수 있다. 해양수산부가 관련 용역을 하는 등 장기계획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계획이 서고 우리에게 역할이 주어지면 성실하게 수행할 준비를 하겠다.
lyh9502@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3/04 10:2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