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불황'에 파업 자제…작년 노사분규 손실 31% 줄었다
임금인상률도 전년보다 낮아져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경기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지난해 노사분규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안정이 우선이라는 인식에 임금인상 요구도 크지 않아 임금인상률도 전년보다 낮아졌다.
1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사업장의 전체 노사분규 건수는 총 104건으로 전년보다 7건(6.3%) 감소했다.
특히, 상시근로자 1천명 이상 대기업 사업장의 노사분규 건수는 26건으로 전년보다 13건(33.4%)이나 줄었다.
지난해에는 임금피크제 도입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35일간의 전면파업이 벌어졌던 금호타이어를 제외하면 대규모 파업이 거의 없었다.
자동차, 조선, 기계 등 강경 노조가 포진한 업종에서도 민주노총의 총파업에 호응한 부분파업 등만 있었을 뿐 장기 분규는 없었다.
이처럼 대형 사업장의 분규가 크게 줄어든 영향으로, 노사분규에 따른 근로손실 일수는 2014년 65만920일에서 지난해 44만6천446일로 31.4% 급감했다.
노사분규에 따른 근로손실 일수는 파업에 참여한 인원에 파업일수(8시간 기준)를 곱해 산출한다. 이에 따라 대형 사업장의 파업이 많을수록 근로손실 일수가 커진다.
상시근로자 500인~1천인 미만 사업장의 노사분규 건수도 2014년 13건에서 지난해 12건으로 줄었다. 300인~500인 미만 사업장의 분규는 같은 기간 7건에서 5건으로 감소했다.
100인 미만 사업장의 노사분규 건수도 다소 줄었으나, 100인~300인 미만 사업장은 24건에서 34건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임금인상률도 전년보다 낮아졌다.
지난해 11월까지 임금협상을 타결한 100인 이상 사업장 7천777곳의 임금인상률을 분석한 결과 평균 임금인상률은 4.0%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11월(4.2%)과 비교해 0.2%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임금피크제 도입 등 정부의 노동개혁 추진으로 지난해 노사갈등이 심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이처럼 노사분규 건수 등이 줄어든 것은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근로자의 임금 기대수준 등이 낮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노동연구원의 배규식 선임연구위원은 "저성장과 경기둔화로 임금인상 등에 대한 요구가 낮아진데다, 대기업 정규직의 경우 이미 임금과 복지수준이 일정 수준에 올라 더 이상 기대치를 높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 연구위원은 "문제는 사업장 내 갈등과 불만이 갈수록 커짐에도 그 표출 통로를 찾지 못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이라며 "정부와 노동계 모두 비정규직의 임금과 복지수준을 올릴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정규직 근로자의 노조 가입률은 16.9%에 달했지만, 비정규직 근로자는 2.8%로 정규직의 6분의 1에 불과했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