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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문화] 어설픈 공항 폭발물 설치범 정체는…고학력 무직 가장

    사건/사고 | 02-04 17:49

    음악 전공 대학원 졸업…얼마전 2세 낳고 서울 아파트 생활

     

    (인천=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인천공항 화장실에 조악한 폭발물 의심 물체를 설치했다가 붙잡힌 피의자의 정체는 대학원까지 나왔으나 취업을 못한 30대 가장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건은 사회에 불만을 품은 한 가장이 벌인 어설픈 범행으로 윤곽이 잡혀 당초 우려했던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의 관련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4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공항 테러소동을 일으킨 A(36)씨는 경찰 조사에서 "취업이 안 돼 사회에 불만을 품었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전공은 음악(악기) 관련으로, 대학원까지 졸업했다고 진술했다.

    얼마 전 2세도 출산해 아버지가 됐다. 아내는 갓난아이를 데리고 친정에 가 있어 경찰이 서울 구로구 24평형 아파트를 급습할 당시 A씨는 혼자 있었다.

    그는 최근 경제적으로 궁핍해 고민했다. 경찰에선 "짜증이 났고 돈이 궁했다"고 진술했다.

    조사결과 전과는 없고, 정신질환 병력도 없었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하자 극단적인 범행을 저질러 자신의 열패감을 극복하려고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다만, 사회에 불만을 표출하는 방식으로 하필 인천공항이라는 장소를 택한 이유와 범행에 왜 아랍어를 사용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화과자 상자에 부탄가스를 부착해 만든 어설픈 폭발물은 영화에서 보고 따라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그의 직장 경력과 함께 이메일과 컴퓨터 검색 기록 등을 살피며 범행 배경을 더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A씨가 주장하는 '사회적 불만' 외에 아랍권과의 관련성이 있는지는 확인 중이다.

    그가 범행에 이용한 부탄가스와 화과자 상자는 누가 봐도 허술했다.

    아랍어로 적은 경고장도 문법이 완벽하지 않은 엉터리였다. 아랍어 문장은 '구글'(Google) 검색기를 이용해 출력했다.

    A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4시 35분께 인천국제공항 1층 C입국장 7번 출구 옆 남자화장실 내부에 부탄가스 등을 부착한 화과자 상자를 설치했다고 자백했다.

    상자 겉 부분에 부탄가스 1개, 라이터용 가스 1개, 500㎖짜리 생수병 1개를 테이프로 붙여 만들었다.

    경찰이 종이상자를 해체했을 당시 기타줄 3개, 전선 4조각, 건전지 4개가 담겨 있었다. 또 브로콜리, 양배추, 바나나껍질을 비롯해 메모지 1장도 발견됐다.

    메모지에는 "이것이 (당신에게 보내는) 마지막 경고다. 알라가 알라를 처벌한다"라는 글자가 아랍어로 적혀 있었다. 손으로 쓴 글씨가 아닌 컴퓨터로 출력한 A4용지 절반 크기였다.

    경찰은 인천공항 1층 CCTV 84대를 분석해 묵직한 쇼핑백 들고 화장실에 들어간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적해 사건 발생 닷새 만인 3일 오후 11시 30분께 서울 구로구 아파트를 급습해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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