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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째 음식값 안 올려'…제주 착한가격업소 '후년하우스'
행자부 전국 평가서 '최우수상'…채소 80% 직접 길러 사용
대표 정윤정씨 "외져서요. 살아남으려고 안 올렸어요" 미소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살아남기 위해 가격을 안 올렸어요. 사람들이 이렇게 저렇게 미화하지만 사실 우리 가게가 약간 외진 곳에 있어서 싸게 받는 거죠."
제주시 삼양2동에 있는 착한가격 우수업소인 후년하우스 대표 정윤정(51·여)씨는 12일 오전 찾아간 연합뉴스 기자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정씨는 "지금은 삼화지구가 개발돼 사람이 조금 있지만 가게를 처음 시작할 13년 전에는 정말 외진 곳이었다"며 '생존 비법'으로서의 '착한 가격'일 뿐이라고 에둘렀다.
큰아들 이름 '훈'과 작은아들 이름 '현'을 따 정직하게 식당을 해보려는 마음으로 '훈현하우스'라고 했다가 발음이 힘들어서 연음법칙을 적용해 '후년하우스'라고 했단다.
남편과 함께 다니던 카지노를 그만두고 2002년 처음 식당을 열었을 때는 와인오겹삽을 팔았다. 너무 앞서갔는지 장사가 잘 안됐다.
2006년 11월부터 돼지고기와 소고기 샤부샤부를 시작했다. 당시 1인분 가격은 돼지고기 7천원, 소고기 1만원이었다.
1년 뒤인 2007년에 1인분 1만원짜리 말고기 샤부샤부 메뉴를 추가했다.
이때부터 돼지고기는 1만원, 소고기는 1만2천원으로 인상했다. 2013년부터 추가된 오리고기 샤부샤부도 1인분에 1만2천원이다. 지금까지 이들 메뉴의 가격은 변함이 없다. 돼지고기, 말고기, 소고기의 가격은 10년째 제자리다.
이 식당의 1인분은 150ｇ이다. 모 유명 샤부샤부 체인점의 1인분 무게 60ｇ의 두 배가 넘는다. 도내 다른 대부분 샤부샤부 전문점의 1인분은 100ｇ 수준이다.
정씨는 "일반 샤부샤부 집은 2명 가면 3인분을 시켜야 하지만 저희 집은 2인분이면 충분하다"라고 자신했다.
샤부샤부에 쓰는 채소 16가지 중 80% 정도를 텃밭에서 직접 재배해 사용한다고 자랑했다. 주방도 직접 보고, 육수 내는 것도 직접 하기 때문에 이런 가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식당을 찾는 열 팀 중 한두 팀은 관광객이다.
관광객들이 블로그나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통해 착한가격업소를 검색하고 비교해서 찾아온다고 한다.
다른 식당이 비싸다고 말하는 손님에게 그는 "우리 집이 약간 외진 곳에 있어서 싸게 받는 것이지 원래 그 집이 정상이다. 그렇게 받아야 유지가 된다고 설명한다"고 넉넉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정씨는 3년 전부터는 적십자봉사단과 의용소방대 활동을 하고, 사랑의 열매와 요양원 후원도 하고 있다. 요리경연대회에도 가끔 나간다. 지난해에는 '말고기 블랙버거'로 입선을 했다.
정씨는 물가안정에 기여한 공로로 다음 달 제주에서 열리는 행정자치부 주관 '제2회 전국 착한가격업소 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을 받는다.
착한가격업소 지정 이후 2년 이상 가게를 운영하며 낮은 가격에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 물가안정과 지역발전에 공헌한 업소 가운데 대상 1개업소, 최우수 3개 업소, 우수 16개 업소를 뽑는다. 지방자치단체가 추천한 51개의 업소 중에서 외부 전문가의 평가를 통해 선정했다.
현재 제주에는 138개 착한가격업소가 있고, 전국에는 6천300여개의 업소가 있다.
제주도는 건전한 소비문화 조성과 공정한 상거래 질서 확립을 통한 물가안정에 기여한 착한가격업소를 공중파 방송을 통해 지속적으로 홍보한다. 홍보책자와 안내전단을 제작해 배포하고, 종량제 봉투 지원과 위생모자 및 마스크 제작 배포, 전기무료 점검 등의 지원을 한다.
kh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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