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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도운 이스라엘 유명 인권단체 사무실 불…방화 추정(종합)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팔레스타인을 도와 온 이스라엘의 유명 인권단체 사무실에 극우 유대인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방화 사건이 발생해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고 일간 하레츠 등 현지 언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10시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지인 예루살렘에 있는 인권단체 브첼렘(B'Tselem) 사무실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1시간여 만에 꺼졌다.
이 단체 직원들은 모두 퇴근한 상태였으나, 4층에 있던 건물 관계자 1명이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 치료를 받았다.
또 이 불로 브첼렘 사무실 내부가 심하게 그을렸고 집기류와 서류, 책 등이 소실됐다.
화재 당시 이 건물 주변에는 소수 유대인이 모여 환호를 보냈다고 목격자는 전했다.
소방당국은 이 사무실 1층 2곳에서 각각 불이 시작된 점 등을 토대로 방화에 따른 화재로 보고 정확한 화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화재는 이스라엘 정부와 정착촌 지지 그룹이 브첼렘 등 여러 인권시민단체를 '외국인 단체'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발생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은 전했다.
브첼렘은 화재 직후 성명을 내고 "이번 불이 방화 공격에 따른 것으로 확인된다면 이는 이스라엘 인권 단체, 특히 브첼렘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정부가 선동하는 큰 흐름 속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해 12월 국외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는 인권단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률 초안을 제안하면서 '좌파 NGO를 단속하는 게 아니냐'라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좌파 성향 단체들은 정부의 법안이 '마녀사냥'이라며 강력히 반발해 극우 진영과 갈등을 빚는 상황이다.
1989년 설립된 브첼렘은 그동안 이스라엘 당국의 팔레스타인 점령 정책과 유대인 정착촌 확대 등을 거세게 비판해 온 인권 단체로 주목받아 왔다. 또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이스라엘 당국의 인권 탄압을 자주 문제 삼기도 했다.
gogo21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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