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檢, '구파발 총기사고' 경찰관에 징역 12년 구형
유족, 구형량에 불만…"무기징역 내려달라" 재판부에 호소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작년 8월 서울 은평구 구파발 군·경 합동검문소에서 의무경찰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재판에 넘겨진 박모(55) 경위에게 징역 12년이 구형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심우용 부장판사) 심리로 6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이 범행 당시 자신의 행위로 피해자가 숨질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견했음에도 중대하고 무모한 범행을 저질러 살인의 미필적 또는 택일적 고의가 인정된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박 경위는 작년 8월 25일 자신이 근무하던 구파발검문소 생활실에서 38구경 권총 총구를 박모(21) 수경(당시 상경)에게 향하고서 방아쇠를 당겼다가 권총에서 발사된 총탄에 박 수경이 왼쪽 가슴을 맞아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박 경위는 이날 검찰 구형에 앞선 피고인 신문에서 "당시에는 권총 공이가 빈 약실을 칠 것이라는 생각밖에 없었고, 공포탄이든 실탄이든 절대 나갈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실탄 발사 가능성을 전혀 예견하지 못했으며 박 수경을 숨지게 할 의도도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박 경위가 실제로 총알을 발사해 박 수경을 살해할 고의는 없었다고 보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만 적용해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으나, 검찰은 박 경위가 실탄 장전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고 당시 방아쇠를 당기기 전 안전장치를 푼 점 등을 들어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며 살인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검찰은 다만 살인 혐의가 인정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업무와 상관없이 큰 과실을 저질러 박 수경을 숨지게 한 혐의(중과실치사)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했다.
박 경위는 최후진술에서 "피해자를 생각하면 정말 죽고 싶고 너무 괴롭다. 그때 같이 죽었어야 하나 싶다"라며 울먹였다.
재판부는 숨진 박 수경의 유족에게도 진술 기회를 제공했다.
유족 대표로 증인석에 앉은 박 수경의 어머니는 "내 아들이 12년짜리 목숨밖에 안 된단 말인가. 제발 무기징역을 내려 달라"고 오열하며 재판부에 호소했다.
피고인석에 앉은 박 경위에게는 "스스로 살인을 했음을 인정하고 재판부에 무기징역을 달라고 하면 용서할 마음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선고공판은 이달 27일 오전 11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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