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갈등' 충북교육청 파상공세…충북도는 '묵묵부답'
김병우 "국립학교도 안 해주는 국비, 공립학교 지원 하겠나"
학부모 여론조사, 전국 급식비 분담 실태 공개 이어 재차 도 겨냥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충북도교육청이 초·중 무상급식비 분담과 관련, 파상공세를 펼치며 갈등 당사자인 충북도를 계속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내내 강경 입장을 보였던 충북도는 대꾸조차 하지 않는 등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김병우 교육감은 크리스마스 연휴 직전 무상급식비 갈등의 핵심인 급식종사자 인건비 문제를 재차 언급했다.
김 교육감은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논란의 핵심 쟁점은 급식종사자의 인건비에 정부 부담분이 있느냐는 것"이라고 갈등의 배경을 새삼 거론했다.
이어 "도는 교부금 배부기준에 들어 있으니 정부가 준 거나 다름없다는 것이나, 배부기준은 교육청의 필요경비 규모를 따져 균형 배분하려는 것일 뿐 그것을 정부 부담의 근거로 보는 것은 가당치 않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육감은 이어 "시비를 가릴 근거가 나왔다"며 "충북에 정부가 모든 경비와 예산을 지원하는 국립 초·중학교가 4곳이 있다. 이들 학교도 무상급식만은 도내 모든 공립학교들과 같이 지원해 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재정난 탓에 국립 학교의 급식지원액을 삭감하자 이들 학교에 인건비고, 운영비고 급식과 관련해 정부 지원이 일절 없었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립에도 지원하지 않은 급식종사자 인건비를 공립에는 주라며 정부가 교육청에 교부했다고 주장하는 도청은 현재의 국립 학교 급식 상황을 어떻게 볼까"라며 비꼬듯 지적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28일 "정부가 국립 학교 비정규직 처우개선비를 학교당 2천200만원씩 내려주지만, 이 돈이 급식종사자를 지목해 내려보내는 것은 아니다"라고 부연 설명했다.
도교육청은 지난 22일에는 초·중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벌이는 전국 10개 시·도의 무상급식 추진 실태를 공개하며 도를 겨냥했다.
올해 충북의 무상급식 분담 비율은 교육청 59%, 광역·기초지자체 41%인데 지자체의 분담 비율은 전국 7위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폭로'했다.
특히 도청의 부담 비율(16.4%)은 전국 광역지자체 중 8번째로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도가 급식종사자 인건비 등은 국비가 도교육청에 직접 지원된다며 올해 전체 무상급식비 943억원의 절반이 아닌 식품비의 75.7%(387억원)만 부담하면서 교육청 분담률이 높아졌으며, 387억원도 도청과 시·군이 4대 6 비율로 나눠 냈기 때문에 무상급식과 관련해 도가 역할은 미미하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도교육청은 지난 21~24일에는 학부모, 교직원 등 교육가족 12만명을 대상으로 올해 부족한 무상급식비 확보 방안을 묻는 설문조사를 벌였다.
설문 내용에 '부족한 내년도 무상급식 예산 91억원은 어떻게 충당하는 것이 좋을까'라는 부분이 포함돼 있다.
응답 항목은 '도청이 무상급식비 총액의 50% 범위에서 추가 부담', '도교육청이 다른 교육예산을 축소해 부담', '학부모가 부담' 등이다.
도가 추가 부담하지 않으면 최악에는 학부모에게 비용을 전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설문조사 자료는 내년 1월 5일께 취합된다.
교육청은 도가 올해와 마찬가지로 식품비의 75.7% 379억원만 부담하겠다고 통보하자 실제 소요액(961억원)보다 91억원 모자란 870억원만 내년도 무상급식 예산으로 편성했다.
무상급식 분담과 관련 도교육청의 최근 모습은 과거와 다르다. 지금까지는 주로 도청이 먼저 입장을 내놓으면 교육청이 방어하는 양상이었던 것이 먼저 공세를 취하는 양상이 됐다.
일각에서는 교육청이 새 학기가 시작되는 내년 3월 이전에 무상급식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 '할 말은 하겠다'는 태도 전환으로 보고 있다.
궁극적으로 부족액 91억원을 교육청이 충당하던 학부모에게 전가하든 '도청 책임론'만큼은 분명히 확인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에 대해 교육청 측은 "여론조사나 전국 무상급식 현황 자료 공개 등은 객관적인 사실과 상황을 교육가족에게 정확히 알리지는 것이지 다른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잇단 압박에도 묵묵부답하는 도의 태도가 교육청으로서는 더 불만일 수 있다. 무상급식 갈등으로 촉발된 양측의 관계가 회복 불능의 지경까지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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