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프린트
• 스크랩
• 이전
• 다음

1. 
2. 

31일 결국 해산하는 일제 강제동원위…그후엔 어떻게?
"전문성·노하우 갖춘 위원회 해산 아쉬워"…행자부 "민간에 업무 나누고 전문성 확충"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조사를 맡아온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이달 31일 해산을 앞두고 있다.
위원회 존속 논란에도 연말을 불과 5일 남겨둔 27일까지 활동기간 연장이나 상설화를 골자로 한 법 개정안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의 법안심사소위원회도 통과하지 못한 상황이라 해산이 확실시된다.
2004년과 2008년 각각 발족한 일제강점하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위원회와 태평양전쟁전후국외강제동원희생자지원위원회의 뒤를 이어 2010년 활동을 시작한 대일항쟁기위원회는 지금까지 5차례 활동기간을 연장해왔지만 올해까지만 운영되고 사라지게 됐다.
◇ "강제동원 연구 전문성 유지될지…아쉬움 남아"
위원회는 현재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할 강제동원 관련 기록을 정리하고, 행정자치부에 업무를 인수인계 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박인환 위원장은 "위원회가 사라지면 사실상 10년간 이어온 전문성과 노하우가 사라지게 된다"라며 "강제동원 분야는 학계에서도 연구자가 많지 않아 위원회가 사실상 독보적인 전문성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행자부에서 일을 이어받아 한다고는 하지만 순환보직이 기본인 조직에서 강제동원 관련 전문성을 키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나중에 위원회의 필요성이 다시 대두해 재발족시키려면 또 큰 비용이 들 것이 우려된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특히 일본인들이 일본군 위안부를 비롯한 강제동원에 대해 자세히 모르는 것이 한일관계 개선의 벽이 되고 있다며, 위원회의 진상규명 작업이 중단되면 한일관계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간토학살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고 피해자 유족을 지원하는 일도 해온 재일동포 오충공(60) 감독도 위원회 해산에 아쉬움을 표했다.
오 감독은 "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여러 간토학살 희생자 유족을 만날 수 있었고 그렇게 영화를 만들어 일본에 간토학살을 알릴 수 있었다"면서 "위원회가 없으면 호적 등을 조사해 유족을 확인할 길이 없어 영화 제작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아쉬워했다.
◇ 행자부 "남은 일 차질 없이 수행할 것"
행자부는 위원회가 이미 역할을 다 했기에 남은 일은 정부가 이어받아 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행자부는 이달 31일이 지나 위원회가 해산하면 부처 내 과거사지원단 아래 대일항쟁기피해지원과를 신설해 위원회 업무를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위원회의 업무는 크게 ▲ 일제강제동원역사관 운영·관리 ▲ 의료지원금·위로금 관리 ▲ 유해봉환·추도사업 ▲ 간토학살 등 피해자 명부 조사 ▲ 소송관련 업무 등 5가지로 정리된다.
행자부는 이 업무 중 민간 영역에서 할 수 있는 업무는 공공재단인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상당 부분 맡긴다는 방침이다.
예를 들어 일제강제동원역사관 운영 관리와 유해 발굴·봉환은 재단이 하고 지원금·위로금 지급과 명부 조사, 소송 업무는 행자부가 맡는다는 것이다.
다만 행자부는 재단이 현재 설립 허가가 정당했는지를 놓고 소송 중이므로 대법원 판결이 나온 이후 재단에 업무를 넘길 계획이다. 행자부는 다음 달 중으로 대법원 판결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위원회 존속을 요구하는 쪽에서는 행자부가 명부 조사 인력이 없다고 하지만 조사 인력은 위원회에도 3명뿐이었고, 행자부는 재단과 합해서 명부 조사 인력만 7~8명이므로 오히려 더 많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강제동원 조사 전문성이 있는 인력을 배치할 것이기 때문에 전문성 면에서도 위원회에 뒤지지 않는다는 게 행자부의 입장이다.
일제강점기 희생자 유족들은 현재 위원회 존속을 요구하는 쪽과 위원회를 해산하고 재단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쪽으로 양분돼 있어 위원회가 폐지되더라도 당분간 이와 관련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comm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