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던 옥천군 '수돗물 불소화' 내년 중단될 듯
군의회 예산 '싹둑'…찬성 우세 여론조사 외면, 책임론 대두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유해성 논란에 휩싸인 충북 옥천군의 수돗물 불소화 사업이 중단될 전망이다.
18일 옥천군보건소에 따르면 내년 이 사업에 투입할 약품구입비 1천100만원 중 800만원을 군의회가 삭감됐다. 불소 투입기 유지비와 농도 검사 비용 162만원도 전액 깎였다.
보건소 관계자는 "군의회에서 세워준 300만원으로는 약품 구입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불소화 사업을 중단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보건소는 내년부터 불소화 사업을 중단하는 대신 어린이와 노약자 등 취약계약을 대상으로 치아에 직접 불소를 바르는 '도포사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예산 삭감을 둘러싼 비난도 만만찮다.
군의회가 불소의 유해성을 주장하는 일각의 목소리에 주눅들어 여론에 어긋난 결정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옥천군보건소는 지난달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불소화 사업을 계속할지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에 나서 53.8%(268명)의 찬성을 얻었다.
이 조사는 군의회의 동의 아래 이뤄졌고, 950만원의 조사비용이 들었다.
그런데도 의원들은 내년 사업비를 싹둑 잘라 여론을 뒤집는 결정을 했다.
한 주민은 "어차피 예산을 깎을 거였다면 여론조사는 왜 했냐"며 "여론조사로 행정력과 예산이 낭비된 책임은 군의회가 져야 한다"고 말했다.
군의회는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만 "불소 투입에 대한 주민 반발이 점차 거세지는데다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외면한 사업을 우리가 강행하는 데도 문제가 있다"는 군색한 변명만 되풀이하고 있다.
한 군의원은 "불소의 유해성 등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진 여론조사를 신뢰할 수 있느냐"고 앞뒤 안맞는 주장도 했다.
옥천군은 1998년부터 옥천읍과 동이·이원·군서·군북면의 1만1천여 가구에 불소가 든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먹는 물에 불소를 투입하는 지방자치단체는 충북에서 옥천군이 유일하다. 전국에서도 13개 시·군의 정수장 18곳에서만 불소 투입이 이뤄진다.
유해성 논란에 따라 옥천군은 2010년과 이듬해 사업의 지속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를 했지만, 2차례 모두 찬성의견이 높았다.
이번 조사를 합칠 경우 이 지역 주민들은 3차례 모두 불소 투입에 찬성했다는 얘기다.
여론조사 직후 옥천군보건소는 "주민 여론을 수용해 불소화 사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예산 삭감으로 이 사업은 강제 중단이 불가피해졌다.
보건소 관계자는 "약품 재고가 바닥나면 더이상 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도포사업으로 전환할 경우도 인건비 등을 추가로 확보해야 할 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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