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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경제정책> 전문가들 "부양책 긍정적…구조개혁 방안 미흡"

(세종=연합뉴스) 세종팀 = 경제전문가들은 정부가 16일 발표한 '2016년 경제정책방향'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4대 부문 구조개혁 추진 방안의 구체성이 미흡한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

단기부양책은 비교적 촘촘하게 틀이 잡혀 있지만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구조개혁 및 경쟁력 강화 로드맵이 미흡해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추경절벽과 소비절벽을 막기 위한 대책,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외부 충격에 대한 대비가 비교적 잘 짜여져 있고 상대적으로 실효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장기 저성장 기조가 예견되는 만큼 성장잠재력 확충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 부분은 구체적인 내용이 미흡하다.
정부가 제시한 창조경제혁신센터 강화, 규제프리존 도입, 신산업전략으로는 역동적 혁신경제를 이끌기에 역부족이다.
연구개발투자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실제로 제품경쟁력 서비스경쟁력을 키워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구체적 실행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또 구조개혁에 대한 의지가 상당히 희석된 느낌이다.
소비부진의 구조적 요인인 가계소득 정체, 가계부채 급증, 노후불안, 일자리불안, 주거불안에 대한 구체적 실행계획이 미흡하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3년차에 성과를 구체화하겠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다.
다만 1~2년차에 대한 구체적 평가가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3년차 계획의 실효성을 파악하기 힘들다.
역동적 혁신경제 측면에서는 내년이 3년차임에도 여전히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서 어떤 성과를 얻을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부족한 느낌이다.

◇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여러 가지를 제시하고 있는데 각 부문에서 문제가 되는 점을 커버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내수를 부양하기 위해 탄력적인 재정을 운용한다든지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고 면세점을 적극 활용해 내수를 부양한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본다.
그런데 구조개혁에서는 노동·공공·금융·교육 등 4대 부문 말고 산업 부문의 보완이 필요하다.
중국으로 이전해 경쟁할 수 있는 산업이 있어야 하는 만큼 산업에 대한 전략이 좀 더 보완돼야 한다고 본다.
중국으로 주력 산업이 대개 이전하는 데 따른 대체 신성장 산업을 어떻게 키울지 정부 역할이 있어야 하지만 미흡하다.
금융 부문에서는 경쟁력을 높여서 수출산업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려면 전문인력 양성이 필요하지만 이 부분도 빠져 있다.
미래 성장동력 산업 부분에서는 한류 및 케이팝(K-pop)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이런 문화산업도 중요하지만 한 나라를 먹여 살리려면 그보다 덩치 큰 산업인 제조업 부분이 포함돼야 한다.
교육개혁에는 앞으로 어떤 식으로 교육을 개편해 노동 공급구조를 만들지, 전문·기술 인력을 어떻게 양성할지 계획을 구체화했으면 한다.
연금 안전망 구축 방안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좀 더 구체적이고 다양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 백웅기 상명대 경제학과 교수

전국 14개 시·도에 규제프리존을 설치하고 토지 규제 완화를 한다는 내용이 가장 눈에 띈다.
규제프리존은 지자체별로 전략산업을 신청받아 선정하고, 재정·세제·금융·인력 등을 패키지로 지원한다는 것인데 과거 개발시대에 정부 주도의 사업발전 전략과 유사한 것 같다.
의도는 좋지만 각종 비효율과 정경유착 등의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규제의 원래 의도는 정부 개입을 줄이는 것인데, 여기에 더하여 정부가 지원을 위해서 전략 산업을 선정하고 지원 패키지를 만드는 정책은 신중해야 한다.
내년에는 재정·조세·통화·금융을 모두 확장적으로 운용한다는 것인데 이런 정책은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대신 일시적으로 경기만 상승시켜 후유증을 남길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서도 소비절벽 등 경기대응과 가계부채 관리까지 하게 되면 정책 간에 상충관계가 커질 수 있다.
산업 구조조정에 최우선 순위를 두는 게 좋을 것 같다.
한국의 조선·해운·철강 산업이 기로에 서 있다. 구조조정을 위한 선제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금융공기업을 통한 밑도 끝도 없는 지원은 피해야 한다.
고등교육의 미스매치 해소, 대학정원 구조조정 같은 정책의 의도는 좋으나 정부가 사업들을 일방적으로 끌고 가서는 안된다.
정부가 미래 산업과 인력수요를 예측하고, 인력수급을 맞추기 어렵다.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의 지나친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

◇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그간 정부 정책에 힘이 빠졌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다시 하겠다는 느낌을 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
단기적인 부양책, 정상성장 궤도 복귀를 강조해서 내년에 3% 성장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문제는 지금은 성장궤도 자체가 낮아졌다는 점이다.
지금 같은 때라면 단기 부양책보다는 경제혁신 계획과 같이 잠재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더 필요하다.
4대 부문 개혁에 대해서는 특별히 강조하진 않고 이제 어느 정도 정치권에 맡긴 느낌이 든다.
구조개혁이 더 절실하고 시급한데 방안이 부족하다.
경상성장률 관리는 우리 상황에서 어느 정도 필요한 조치라고 본다.
과거 일본에서 가격이 계속 떨어지면서 사람들의 기대가 떨어져 수요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있었다.
물가하락에 대응하려면 경상성장률이 중요하다.
과거에는 높은 물가만 우려했지만 이제는 디플레이션이나 낮은 물가도 우려하는 상황이 되면서 프레임 자체가 바뀌었다.
과거 수치에 맞추려고 하다보면 단기적인 대책만 강조하게 된다.
현실적인 성장 궤도를 봐야 한다는 얘기다.
문제는 방안이다. 정부가 물가를 맡은 한국은행과의 정책 협조를 강화하겠다는 건데 한은에서는 부정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메이드 바이 코리아'는 득실이 있는 제도다.
제조업 기반이 외국으로 자꾸 나가게 되면 국내에서 총체적인 생산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서 기술 발전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제조업 생산은 기술과 발전 등 여러 가지가 한덩어리로 뭉쳐진 상황에서 이뤄지는데 약한 부분이 자꾸 해외로 나가면 어려움이 생긴다.
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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